1년여간 ‘랜선 열애’ 결실
대린(오른쪽)과 아이세(왼쪽) 커플은 지난 8월 정식으로 ‘온라인 결혼식’을 올렸다. SWNS 유튜브 동영상 캡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되는 가운데, 실제로 단 한 번도 만나지 않고 온라인으로 결혼식을 올린 ‘랜선 커플’이 등장했다.
14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영국 랭커셔주 출신의 아이세(26)와 미국 디트로이트에 거주하는 대린(24)은 지난 8월 19일에 결혼식을 올리며 공식적인 부부가 됐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결혼식 당일까지 단 한번도 만나지 않은 ‘랜선 커플’이라는 것. 이들은 팬데믹이 한창이던 지난해 7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처음 만났다.
친구가 된 두 사람은 채팅을 주고받으며 빠르게 가까워졌고, 곧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아이세와 대린은 5시간의 시차에도 불구하고 매일 밤 서로에게 전화를 거는 등 남다른 애정을 이어갔다.
아이세는 대린을 만나기 위해 미국 여행을 계획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번번히 실패했다. 미국이 지난해 2월부터 지난 7일까지 20개월 넘게 유럽 등 33개국에 입국제한조치를 내렸기 때문이다.
서로를 직접 만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임을 직감한 두 사람은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온라인 화상통화 서비스 ‘zoom(줌)’을 이용해 화상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것이다.
결국 두 사람은 지난 8월 미국 유타주에서 소수의 친구와 가족의 지원을 받아 온라인 결혼식을 올렸다. 유타주에서는 주례자와 참석자, 증인 모두가 온라인 결혼식을 실시간으로 참여하면 법적으로 혼인을 인정하고 있다.
‘온라인 결혼식’으로 공식적인 부부가 된 두 사람은 여전히 첫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 최근 미국이 백신 접종자에 한해 입국 제한 조치를 해제하긴 했지만, 아이세의 비자가 승인될 때까지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아이세는 “언제 미국에 도착해서 남편을 볼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최은영 동아닷컴 기자 cequalz8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