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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열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화상 정상회담에서 ‘직접적이고 솔직하게’ 중국에 대한 우려들을 제기할 것이라고 백악관은 밝혔다. 대만 문제와 인권을 비롯해 미중이 충돌해온 외교안보 현안들이 주요하게 다뤄지고 관세나 공급망 같은 경제 이슈들은 후순위로 밀릴 것으로 보인다.
미국 고위당국자는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4일 기자들과의 전화 간담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세 가지 주요한 분야에서 논의를 진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이런 방침을 설명했다. 이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우선 미국의 대중 접근 방향에 대해 시 주석에게 설명할 예정이다. 기술과 산업 정책을 놓고 치열하게 경쟁하되 군사적 충돌은 피한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는 오해(misunderstanding)를 피하는 것이 우리의 의도이자 우선순위라는 것을 명확하게 하고자 한다”며 “대통령은 우리가 오해나 오판을 피하기 위한 상식의 가드레일을 세우겠다는 점을 분명히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것이 우리가 책임 있는 경쟁을 지속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서 신장 지역에서 이뤄지는 인권침해 문제, 남중국해에서의 중국의 군사적 행동 등 양국의 입장이 다른 사안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국제사회의 규칙에 따라 행동하라’고 촉구할 계획이다. “대만에 대한 우리의 정책은 일관돼 왔고 일관성을 유지하고 있으며, 대통령은 이를 재확인할 것”이라는 게 이 고위당국자의 설명이다.
이 고위당국자는 관세나 공급망 문제가 다뤄지느냐는 질문에 “그것은 어젠다가 될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했다. “다만 여러 경제적인 이슈들이 회담 과정에서 거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 두 나라는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근본적으로 서로 다른 입장에 있다”며 “이것은 아주 다층적인 역학 구조이며 복잡한 문제”라고 했다. 이번 회담에서 미중이 합의해서 발표할 수 있는, 실행 가능한 결과물 도출을 기대하고 있지 않다는 미국 측의 입장도 재차 확인했다. 회담 진행과 관련해서는 “통역을 통해 여러 시간(several hours)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전개될 미중 정상회담을 놓고 바이든 행정부 관계자들은 ‘정상회담’이라기보다 ‘화상 미팅(virtual meeting)’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다. 정상회담에 앞서 실무 단계에서 분야별 합의 사안들을 논의하고, 회담 후 공동성명과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이 내용을 발표하는 일반적인 정상회담의 문법을 따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백악관 사우스론에서 인프라법안에 서명하는 행사를 진행한다. CNN방송은 이 일정을 두고 “이는 미국의 민주주의가 중국 같은 전체주의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작동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정책을 보여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