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유행으로 고개 드는 봉쇄론 확진자 증가, 감염예방 효과 감소에 기인 얀센뿐 아니라 AZ도 추가접종 3개월로
최재욱 객원논설위원·고려대 예방의학과 교수
11월 들어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와 사망자의 50%를 차지한 유럽이 다시 코로나19 팬데믹 진원지가 되고 있다. 네덜란드는 13일부터 코로나 재유행으로 서유럽 국가 중 처음으로 부분 봉쇄를 다시 실시했다. 술집과 레스토랑은 오후 8시 이후 영업을 금지하기로 했으며 향후 3주간 적용한다. 네덜란드뿐만 아니라 독일, 오스트리아, 체코 정부도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봉쇄령 재시행을 고려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 역시 14일 기준 확진자가 2419명 발생했으며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483명에 이른다. 위중증 환자 치료병상 전국 평균 가동률은 59.6%이나 수도권의 경우 75%를 넘었다. 중환자 병상 수 부족과 중환자 이송체계 혼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위드 코로나의 섣부른 시행과 국민의 이동과 대면 접촉 증가가 원인이기 때문에 다시 거리 두기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이야기한다. 서유럽 국가처럼 다시 거리 두기를 강화하고 위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야 하는 것일까? 필자의 생각은 다르다. 신속한 백신 추가 접종 확대와 위중증 환자 치료 병상 수 유지가 이 문제의 해결책이다.
최근 코로나19 재유행 원인과 문제점을 살펴보자. 12일 중수본 발표에 따르면 전체 확진자 중 60세 이상 고령층의 비중이 10월 첫 주 평균 확진자 2288명(16.5%)에서 한 달여 만에 4434명(29.5%)으로 증가했다. 고령층 사망자 수도 47명에서 122명으로 늘었다. 증가 원인은 명확하다. 백신 접종 후 백신의 감염예방 효과 감소에 기인한 것이다. 고령층 집단감염은 주로 요양병원과 시설 내에서 발생하여 거리 두기 완화와는 직접 관련이 없다. 질병청에 따르면 접종자 10만 명당 돌파감염 발생은 60대 119.9명, 70대 123.9명 그리고 80대 143.9명으로 고령자가 40대 이상 성인의 두 배에 달하고 있다. 30대(134.3명)에서 돌파감염이 제일 높은 것은 접종 백신의 종류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군인들이 많이 접종받은 얀센 백신은 266.5명(10만 접종자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 99.1명, 화이자 백신 48.2명, 모더나 백신 4.6명으로 극명하게 돌파감염 발생 차이가 크다.
최근 스웨덴에서 백신 접종 완료자 84만 명을 대상으로 9개월간의 백신 효과 지속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가 10월 25일 사전 공개되었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백신 효과는 대부분의 백신이 시간이 경과하면서 점진적으로 감소한다. 다행스러운 점은 중증 질환 예방 효과는 접종 후 9개월까지 높게 유지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지만 남성, 고령층 및 동반 기존 질환이 있는 경우는 그렇지 않았다.
우리나라 역시 추가접종을 본격화하고 있다. 얀센 백신 접종자와 고령층을 우선 대상으로 추가접종을 10월부터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접종자에 대한 추가접종 계획은 2차 접종 완료 후 6개월 이후에나 가능하다. 빨라야 12월에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추가접종 계획이 나올 것 같다. 아스트라제네카 추가접종 시기를 백신 접종 후 6개월이 아니라 3개월로 변경하여 신속한 추가접종을 완료하는 것이 시급한 이유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12일 최근 유럽의 상황에 대하여 코로나19 감염의 “폭풍 구름”이 다가오고 있다고 경고하며 추가접종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대면접촉과 이동 증가로 인한 확진자 증가는 위드 코로나의 거쳐야 할 과정이며 예상 가능한 일이다. 근거 기반 백신 추가접종 전략 수립과 신속한 접종이 위드 코로나의 후퇴를 저지하는 핵심 수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