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미중 충돌 안돼” 시진핑 “상호 존중해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첫 정상회담에서 이른바 ‘도로의 규칙’을 강조했다. 시 주석은 상호 존중과 평화 공존 필요성을 역설했다.
15일(현지시간) 오후 7시46분께 시작한 화상 정상회담 초반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을 상대로 친근한 모습을 내보였다. 그는 시 주석과 화상으로 연결되자 오른손을 들어 인사한 뒤 “다음번에는 우리가 중국을 여행할 때 그랬던 것처럼 얼굴을 맞대기를 희망한다”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어 미소를 띠며 “비록 우리가 서로에게 그렇게 격식을 차린 적은 없었지만, (이번에는) 좀 더 격식을 차려 시작해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부통령 시절 방중 일정 등을 통해 시 주석과 친분을 쌓았고, 시 주석으로부터 ‘오랜 친구’라는 말도 들었었다.
비록 손을 흔들고 웃으며 회담을 시작했지만, 바이든 대통령의 표정은 이후 점점 진지해졌다.
사진 AP 뉴시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에게는 우리 국민은 물론 세계에 대한 책임이 있다”라며 “모든 나라가 같은 ‘도로의 규칙’에 따라 행동해야 한다”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미국은 언제나 우리와 우리 동맹·파트너 국가의 이해와 가치를 지지한다”라고 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인권과 경제적 문제에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까지 우리가 관심을 가진 영역에 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과 중국은 인도·태평양을 주 무대로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인권은 신장 및 홍콩, 대만 등 중국이 민감하게 여기는 의제와 연결된다.
모두발언에서는 양국의 차이를 다룰 가드레일 마련과 기후 변화 등 의제에 관한 협력도 언급됐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가 서로와 정직하게, 그리고 직접적으로 우리의 우선순위와 목적에 관해 소통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했다.
이어 “양국은 자국 내 일을 잘 처리하는 동시에 국제적인 책임도 져야 하고 인류 평화와 발전의 위대한 사업을 공동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이는 양국과 양국 국민 공동의 바람이자 미·중 양국 지도자의 공동의 사명”이라고 역설했다.
시 주석은 또 “미·중 각자 발전을 추진하고 평화롭고 안정적인 국제 환경을 수호해야 한다”면서 “효과적인 기후변화 대응, 코로나19를 포함한 국제적인 도전들은 건전하고 안정적인 미·중 관계를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중은 상호존중, 평화공존, 상생 협력해야 한다”면서 “나는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공동인식(합의)을 형성하고 적극적으로 행동하려 하며 미·중 관계가 적극적인 발전을 이끌려 한다”고 했다. 그는 “이는 양국 국민의 필요이자 국제사회 바람”이라고 부연했다.
미국과 중국 간 정상회담은 지난 1월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래 10개월 만에 처음으로 열렸다. 그간 두 정상은 지난 2월과 9월 두 차례 통화만 했다. 양측은 지난 10월 ‘연말 전 화상 회담’에 합의했었다.
백악관 풀 기자단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회담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내 오랜 친구를 보게 되어 매우 기쁘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6월 시 주석과의 관계를 “순전히 비즈니스”라고 표현한 바 있다.
중국 측에서는 시 주석 외에 딩쉐샹 중앙판공청 주임, 류허 국무원 부총리, 양제츠 중국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 왕이 중국 외교부장 등이 자리했다.
[워싱턴=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