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대본)을 보기도 전에 마음이 갔다. 보고 나서는 미쳐버렸다.”(배우 유아인)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지옥’에서 주연을 맡은 두 배우는 16일 온라인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지옥에 대한 기대를 한껏 끌어올렸다. 지옥은 주제가 참신해 호기심을 자극하면서도 누구나 느낄만한 공포를 주는 만큼 ‘오징어게임’ 못지않은 신드롬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기대를 모으고 있다.
배우들 역시 출연을 선택한 이유로 작품 속 설정 등 세계관의 강렬함을 꼽았다. 유아인은 “지옥이라는 제목 자체가 강렬했다”며 “지옥 자체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을 처음 봐서 호기심이 생겼다”라고 했다. 새진리회와 맞서 싸우는 민혜진 변호사 역을 맡은 배우 김현주는 “지옥이라는 단어가 주는 힘이 굉장했다”고 했다. 지옥이 공개도 되기 전에 ‘제2의 오징어게임’으로 불리는 이유로도 ‘지옥’이라는 제목 자체가 주는 강렬함이 꼽히고 있다.
드라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3명이 함께 등장하는 ‘지옥의 사자’. 웹툰에선 사람의 형태에 가까운 괴수 모습으로 나오는 것과 달리 드라마에선 ‘킹콩’에 가까운 모습으로 구현됐다. 연 감독은 “우리가 상상하는 지옥의 모습을 캐릭터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했다”라고 했다. 사자를 3명으로 구성한 것에 대해선 “집단 린치를 했을 때 공포가 극대화되는 인원이 몇 명일까 고민하다 3명으로 결론낸 것”이라고 했다. 웹툰에선 지옥행 고지를 하는 존재가 아름다운 모습의 천사로 나온다. 가장 아름다운 존재가 정반대로 가장 섬뜩한 고지를 하는 모습은 공포를 배가시킨다. 드라마에선 이 존재가 악마 형상으로 바뀌어 공포감을 오히려 줄어들게 만든다는 지적도 있다.
지옥은 웹툰을 만든 연 감독이 직접 연출한 만큼 드라마 속 공간이나 인물 등이 모두 웹툰과 똑같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평소 웹툰 ‘지옥’의 팬을 자처해온 배우 박정민(배영재 PD 역)은 “내가 너무나 사랑한 웹툰이 영상화가 고스란히 잘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옥은 6부작으로 19일 전편이 동시에 공개된다. 정말 죄인에게만 지옥행 고지와 고통의 시현이 이뤄지는 것이 맞는지, 정진수 의장의 정체는 무엇인지, 도대체 왜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인지 등 6부까지 시청을 이어가게 만들 호기심 유발 장치가 곳곳에 심어져있다. 죄인이라면 만인 앞에서 고통받는 것이 정당한 것인지 등 생각해볼만한 내용도 많다. 연 감독은 “단순히 소비되는 작품이 아니라 여러 담론을 생산해내는 작품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