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샛별 내일은 왕별]‘아티스틱 수영’ 유망주 16세 허윤서
2012년 아티스틱 수영에 입문해 이듬해부터 국내 무대를 평정한 허윤서는 2019년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 유스 아티스틱 수영 챔피언십에서 5위에 오르며 해외에서도 눈여겨보는 유망주가 됐다. 허윤서는 국제대회에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 아티스틱 수영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올리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사진은 2019년 유스 챔피언십 결선 모습. 사진 출처 국제수영연맹(FINA) 홈페이지
2019년 8월 슬로바키아 샤모린에서 열린 13∼15세 선수들이 나서는 국제수영연맹(FINA) 제1회 세계 유스 아티스틱 수영 챔피언십 대회에서 허윤서(16·압구정고1·당시 14세)가 솔로부문 규정 및 자유종목에서 최종 5위에 이름을 올리자 장내가 술렁였다.
관계자들은 예선에서 허윤서가 5위로 상위 12명이 나서는 결선에 올랐을 때만 해도 ‘이변’ 정도로 여겼다. 하지만 그가 미리 보는 올림픽으로 꼽히는 이 대회에서 ‘톱5’를 거머쥐자 보는 눈이 달라졌다. 아시아 선수 최고 성적. 아티스틱 수영 선수 출신으로 당시 대한수영연맹 임원이던 박지영 전 부회장은 “주요 대회에 갈 때마다 ‘좋은 선수를 길러낸 비결이 뭐냐’는 질문을 많이 받았다. 한국이 불모지 취급을 받아왔는데 뿌듯했다”고 회상했다.
아티스틱 수영 유망주 허윤서는 두 살부터 발레를, 6세부터 수영을 배웠다. 두 종목 모두 좋아해 초등학교 1학년 때 ‘수중 발레’로 불리는 아티스틱 수영을 시작했다. 국내 아티스틱 수영의 대모로 꼽히는 김영채 전 한국여성스포츠회장에게 기본기를 배운 그는 입문 1년 뒤부터 국내대회를 평정했다.
수영 종목 중 가장 화려해 보이는 아티스틱 수영이지만 물에서 음악에 맞춰 여러 동작들을 선보여야만 한다. 이를 위해 수중훈련뿐 아니라 발레, 춤, 연기, 웨이트트레이닝 등 다양한 훈련은 필수다. 대회 날에는 머리칼을 고정하기 위해 머리에 젤라틴을 녹여 덧칠한다. 그는 “여러 부분들이 잘 어우러질 때 좋은 퍼포먼스가 나온다. 몸이 힘들 때도 있지만 준비하는 과정 하나하나가 매력적인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에는 말도, 행동도 느린 편이지만 가장 높게 평가받는 부분이 ‘연기력’이다. 박 전 부회장은 “아티스틱 수영에서 예술점수가 40%의 비중을 차지해 연기력은 매우 중요하다. 허윤서는 평소 선해 보이지만 물에서는 다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달라진다”며 “단점도 장점으로 바꾸는 집요함이 있어 성장 잠재력도 좋다”고 말했다.
올 시즌도 국내 고등부 무대를 평정했던 허윤서는 26, 27일 열리는 대표선발전을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내년에는 세계수영선수권(5월), 아시아경기(9월) 등 올림픽 못지않은 주요 대회들이 있어 이번 대표선발전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에게 어떠한 초조함도 찾아볼 수가 없다.
“국내에도 쟁쟁한 선배들이 많아 (듀엣 종목 정규멤버 자격이 주어지는) 2등 안에만 들면 바랄 게 없겠어요. 그리고 열심히 훈련해서 아티스틱 수영을 좀 더 많은 분들이 아는 계기를 마련했으면 좋겠습니다.(웃음)”
△학력: 숭의초-신사중-압구정고
△키: 169cm
△입문: 2012년
△첫 국가대표 선발: 2020년(선발전 2위)
△주요 성적: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 유스챔피언십 솔로 5위(아시아 1위·2019년), US 주니어&유스 국제오픈 주니어 솔로 1위, FINA 월드시리즈 팀 테크니컬 2위, 김천전국수영대회 솔로 1위, 대통령배 전국수영대회 솔로 1위(이상 2021년)
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