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상식의 가드레일 필요”… 시진핑 “제로섬 게임 하지말자” 바이든-시진핑 첫 화상 정상회담
바이든-시진핑, 3시간 넘게 팽팽한 신경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이 15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 루스벨트룸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화상으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루스벨트룸은 백악관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오피스 바로 옆에 있는 회의실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은 스크린에서 서로의 얼굴을 보자마자 거의 동시에 손을 흔들며 인사를 했는데 이때 바이든 대통령은 이를 드러내며 환하게 웃었고 시 주석은 입을 다문 채 별다른 표정을 짓지 않았다. 워싱턴=AP 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15일(미국 동부시간 기준) 첫 화상 정상회담에서 양국 간 경쟁이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서로 관리할 책임이 있다는 데 공감하면서도 대만과 인권 문제를 비롯한 현안들을 두고서는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백악관은 이날 3시간 넘게 진행된 정상회담이 끝난 뒤 보도자료를 내고 “두 정상은 양국 관계의 복잡성과 함께 경쟁을 책임 있게 관리해야 할 중요성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에게 전략적 위험을 관리하고 경쟁이 충돌로 번지지 않도록 ‘상식의 가드레일(common-sense guardrails)’을 구축하고 미중 양국이 열린 소통 채널을 유지해야 할 필요성을 언급했다. 다방면에 걸쳐 격한 경쟁을 하더라도 전면전으로 치닫는 상황은 피하자는 것이다.
그러나 바이든 대통령은 시 주석을 향해 신장, 티베트, 홍콩을 비롯한 중국의 인권 문제 전반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또 중국의 불공정한 무역과 경제활동에 맞서 미국 근로자들을 보호할 필요성도 분명히 했다.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의 중요성과 이를 위한 미국의 관여 의지도 확인했다.
시 주석은 모두발언에서는 “양국 관계를 긍정적 방향으로 진전시키기 위해 바이든 대통령과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 모두 발전 과정에서 중요한 단계에 있고 지구촌 인류도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중국과 미국은 세계 양대 경제대국으로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담 본론에서는 “지구는 중국과 미국이 함께 발전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크다”며 ‘제로섬 게임’을 하지 말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회담에 대해 “양측이 적대감을 누그러뜨렸다”고 전했고, 뉴욕타임스(NYT)는 “두 정상이 협력 증진을 약속했지만 돌파구를 제시하지는 못했다”고 평가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