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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ESG의 사회적 가치 확산 앞장선다

입력 | 2021-11-18 03:00:00

[에듀 엔리치]
학부·대학원생 대상 아카데미 큰 호응… 총장직속 ESG위원회서 다양한 활동 전개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대한 관심이 기업을 넘어 대학에까지 퍼지고 있다. 캠퍼스에 부는 ESG 열풍은 고려대(총장 정진택)를 뜨겁게 달궜다. 고려대 총장 직속 ESG위원회가 개최한 ESG아카데미가 높은 호응 속에 5일간의 과정을 마쳤다.


 


ESG 가치 탐구에 대한 열정

ESG가 사회에 전하는 가치와 비전을 공유하고 학생들에게 실제 경험을 맛보여주기 위해 마련한 고려대 ESG아카데미가 이달 3일부터 9일까지 열렸다. 토요일과 일요일을 제외하고 평일 오후 2시간씩 모두 10회에 걸쳐 ESG 관련 강의를 했다.

ESG아카데미 과정은 ESG 기본 개념, ESG 경영·지표, ESG컨설팅 과정과 실제 등 기업 현장 중심 강의로 이뤄졌다. ESG 개념과 현실 적용에 대한 책을 읽고 토론하는 소그룹 활동도 과정 중 이틀 동안 펼쳐졌다.

대학원생 20명, 학부생 60명 등 80명이 이번 ESG아카데미 과정에 참여했다. 지원자 115명 가운데 선정된 학생들이다. 이들은 5일간 강의 출석률 90%를 넘을 정도로 ESG에 대한 학구열을 보였다. 과정이 마무리된 다음에도 후속 ESG 교육 프로그램 개설을 ESG위원회에 요청하는 열정을 드러냈다. 고려대는 앞으로 ESG프로그램을 추가로 마련하고 학생들이 실제 기업 ESG 평가에 참여하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번 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수료한 학생들은 ESG최고경영자 과정에 개설되는 고려대 트리니티 ESG아카데미에 재학생 팀으로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이들은 ESG최고경영자 과정을 이수하는 기업 최고경영자(CEO)나 ESG담당자와 팀을 이뤄 기업별 ESG 행태 및 실적 평가, 토의, 프로젝트 활동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회적 책임 강조, ESG위원회

고려대 ESG위원회는 올 4월 신설됐다. 인류와 사회 발전의 핵심 요소로 떠오른 친환경, 사회적 책임 경영, 지배구조 개선이라는 ESG 가치를 논의하고 실현하기 위해서였다. 사회가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위협하는 글로벌 기후변화, 교육 불평등 심화, 양극화 등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을 모색하는 길이기도 했다.

ESG위원회를 토대로 고려대는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실행을 위한 사회혁신 생태계 모델을 캠퍼스에 구축하고 있다. 또 한국사회는 물론 전 인류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 제시라는 대학의 사회적 책임 이행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대학의 지식 기술 연구 인재 네트워크 역량을 유기적으로 통합해 ESG 가치를 교육 연구 봉사 행정 운영 서비스 의사결정에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대학 밖으로도 확산시켜 사회 문제 해결과 사회 혁신 방안을 제시, 지원하는 솔루션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정진택 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ESG위원회는 사회 공헌, 국제 협력, 환경 연구 같은 ESG 관련 대내외 전문가로 구성돼 있다. 교무부총장과 사회공헌원장이 부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기획예산처장 인권·성평등센터장 다양성위원회위원장 국제개발협력연구원장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장 지속발전연구소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교외 위원으로 이형희 SK SUPEX 위원장, 김정호 베어베터 대표, 이혜영 아쇼카 한국 대표, 임대웅 유엔환경계획 금융이니셔티브(UNEP FI) 한국대표가 참여한다.

ESG위원회는 환경,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에 부합하는 활동을 펼치거나 진행할 계획이다. 환경(E) 관련 활동으로 환경 회복 연구 및 교육, 교내외 환경 협력 네트워크 구축, 내외 ‘Net Zero’ 운동, 지역사회 환경 캠페인, 국내 환경보호기관 협력, 국제 환경 콘퍼런스 활동을 전개한다.

사회(S) 해당하는 활동으로는 참여 및 봉사 연계 학습(Engaged/Service Learning) 강화, 사회 혁신 및 공헌 연구, 교내 사회혁신생태계 구축, 사회공헌원 활동 강화, 글로벌 사회공헌 강화 등을 역점 추진한다. 지배구조(G) 관련해서는 교내 ESG플랫폼 구축, 국내외 사회공헌 거점 마련, 교내외 사회혁신 협력네트워크 구성 및 활동, 거버넌스 중심 사회공헌 활동 강화, ESG 기반 대학경영에 나선다.




교내외 ESG 가치 실현 위한 노력


ESG아카데미 수업 장면.

고려대는 ESG위원회 설치에 발 맞춰 2008년 지역사회 봉사와 글로벌 사회 공헌을 위해 만든 사회봉사단을 사회공헌원으로 격상했다. 대학의 사회적 책무를 더 높은 단계에서 수행하기 위한 기초작업을 마친 셈이다.

대학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연구하고 논의하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해 7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이행을 위한 대학 혁신’ 심포지엄을 열어 대학의 역할을 토론했다. 오정리질리언스연구원은 지난해 12월 국내 최초로 네이처 포럼을 개최해 플라스틱 폐기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했다. ‘지속가능발전과 환경’ ‘인공지능 기반 KU-SDGs 실험실습을 위한 교육’ 같은 전공 관련 교육도 확대하고 있다. 사회공헌원은 SDGs 이해와 대학 교육에 대한 전문 서적을 번역, 출간했고 고려대 SDGs 연구와 교육 활동을 엮은 SDGs 보고서를 국·영문으로 펴냈다.

지난해 8월에는 교육 및 연구뿐만 아니라 대학 행정업무에도 ESG 가치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해 각 대학 부서에서 ESG 가치 실천 방안을 연구했다. 그 결과 ESG 관련 핵심 교양 교과목 편성, 교내 구성원 참여 ESG 캠퍼스 구축 방안 제시, 학생 중심 플랫폼 구축을 통한 ESG 가치 실현, 대학 및 의료원 ESG 관련 사회공헌 방안 제안을 비롯한 다양한 연구 과제를 끌어냈다. 고려대는 ESG 가치가 교육 연구 행정 전 분야에 스며들 수 있도록 지속적인 혁신을 거듭할 예정이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