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혐의’ 윤성환 “승부조작 아니다. 선수 명예 되찾고 싶어”

승부 조작과 불법도박 등의 혐의를 받는 프로야구 전 삼성라이온즈 소속 윤성환씨(39)가 지난 6월3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대구지법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202.6.3/뉴스1 ⓒ News1

승부조작을 시도한 대가로 5억 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 프로야구 선수 윤성환 씨가 2심에서 “승부조작에 관련 안 됐다는 명예를 되찾고 싶다”고 말했다.

17일 오전 대구지법 제2-1형사부(부장판사 김태천)의 심리로 진행된 윤 씨의 항소심 결심공판에서 변호인은 “(윤 씨가)당시 컨디션 난조로 구단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상태였으며 1군으로 등판할 여건도 아니어서 승부조작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사기를 방조한 점은 인정하지만 승부조작을 대가로 금품을 받은 것은 아니다”라며 “사기 방조죄가 적용되면 형량이 더 높아지게 되겠지만 선수로서 명예는 지키고 싶은 심경”이라고 말했다.

윤 씨는 “경찰 조사 당시 형사가 사기라고 이야기했는데 정신이 없어 형량이 낮아진다는 이유만으로 승부조작이라는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며 “사기 방조 등은 처벌받겠지만 승부조작에 관련 안 됐다는 것을 밝혀 제 명예만은 되찾고 싶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사 측은 “피고인이 1심에서 범행을 자백했다가 항소심에서 범행을 전면 부인하는 등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감형 사유가 없으므로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9월 14일 대구지법 제11형사단독(판사 이성욱)은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윤 씨에게 징역 1년과 추징금 2억350만 원을 선고했고 윤 씨 측은 양형 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다.

윤 씨는 지난해 9월 A 씨에게 “상대 팀에 1회에 볼넷을 허용하고 4회 이전에 일정 점수 이상 실점하는 내용으로 승부를 조작하겠다”며 “무제한으로 베팅이 가능한 불법 스포츠 토토 사이트에서 수익이 나게 해 줄 테니 5억 원을 달라”고 요구한 혐의를 받았다.

제안을 받은 A 씨는 현금 5000만 원 등 모두 5억 원을 전달했지만 당시 윤 씨가 경기에 출전하지 못해 승부조작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공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프로 스포츠 근간이 훼손됐고 이로 인한 국민들의 충격과 영향이 막대할 것으로 보인다”며 “프로스포츠의 객관성, 공정성을 훼손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