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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FHD 게이밍에는 충분, 파워컬러 라데온 RX 6600 파이터

입력 | 2021-11-17 19:26:00


요즘 PC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하이엔드급 그래픽카드 하나 살 돈이면 주요 콘솔 게임기들과 쓸만한 노트북을 모두 사고도 돈이 남는다는 얘기가 떠돈다. 농담 같지만 슬프게도 사실이다. 올해 7월쯤 비트코인 폭락, 채굴 성능 제한 제품 출시 등으로 그래픽카드 시장 정상화 희망이 잠시나마 보였지만, 다시 치솟은 암호화폐 가격에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다. 상황이 이러니 기본적인 게임용 PC 하나 장만하기도 부담스럽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건 그래픽카드 제조사들이 꾸준히 가격 접근성 있는 보급형 제품을 출시하며 시장 안정화 노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실 4K 해상도 환경을 이용 중이거나 최고 그래픽 옵션에 집착하는 성향이 있는 게 아니라면, 무리해서 하이엔드급 그래픽카드를 장만할 필요는 없다. 아직도 대다수의 게이머가 FHD(1920x1080, 1080p) 해상도에 머물고 있다는 걸 생각하면 메인스트림급 그래픽카드만으로도 충분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메인스트림급 그래픽카드도 정상적라곤 할 수는 없는 거래가가 형성되어 있지만, 수백만 원을 넘나드는 하이엔드급에 비하면 그나마 가격 접근성이 있다.

PowerColor Radeon RX 6600 Fighter D6 8GB (출처=IT동아)


파워컬러 라데온 RX 6600 파이터 D6 8GB(PowerColor Radeon RX 6600 Fighter D6 8GB, 이하 파워컬러 라데온 RX 6600 파이터)도 FHD 환경에 알맞은 메인스트림 그래픽카드다. AMD가 지난해부터 출시하고 있는 RX 6000 시리즈 중에서도 가장 기초가 되는 제품이다. FHD 해상도 게임 환경에 필요한 최소한의 사양으로 게임용 PC를 맞추고자 하는 게이머에게 적합한 제품이라 할 수 있다.

FHD 게임 환경에 딱 맞는 성능

파워컬러 라데온 RX 6600 파이터는 7nm 공정과 AMD RDNA2 아키텍처가 적용된 제품으로, 1792개의 스트림 프로세서에 GDDR6 8GB 메모리가 장착됐다. 작동 주파수는 부스트 클록 적용 시에 2491MHz이며, 메모리 클럭은 14000MHz와 대역폭은 128bit다. RX 6000 시리즈 제품인 만큼 레이 트레이싱(광선 추적)과 같은 최신 그래픽 기술도 지원한다.

검은색 무광 위주의 간결한 디자인 (출처=IT동아)


외관을 보면 메인스트림급 제품인만큼 간소한 디자인을 자랑한다. 두 개의 팬이 달린 검은색 쿨러는 크게 눈에 띄지는 않지만 깔끔하게 케이스 안에 녹아든다. 사이즈도 길이 20cm, 높이 3.9cm에 불과하므로 미들타워 이상의 케이스라면 다른 부품과 간섭없이 무난하게 설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원 포트는 8핀 1개로 구성됐으며, 제조사 권장 파워 용량은 정격 출력 500W 이상이다. 후면 출력 단자는 HDMI 2.1 단자 1개와 디스플레이 포트 1.4 3개 조합으로 구성됐다. 게임 성능 자체는 FHD에 맞춰져 있어도 출력 사양 자체는 2021년에 출시되는 제품인 만큼 4K 고해상도에도 충분히 대응하고 있다는 뜻이다.

후면 출력 단자 구성 (출처=IT동아)


그래픽카드에서 가장 중요한 성능은 어떨까? 먼저 대표적인 그래픽카드 벤치마크 프로그램인 ‘3D마크’로 테스트해봤다. 테스트 시스템은 AMD 라이젠5 3600, 16GB DDR4-2666 메모리에 파워컬러 라데온 RX 6600 파이터를 조합이다.

그래픽 스코어 기준으로 타임스파이에서 8199점, 파이어 스트라이크에서 24040점, 포트로열에서 3789점을 획득했다. 다이렉트12 기반 그래픽 연산 성능 테스트인 타임스파이 점수에서 RX 6600은 지포스 RTX 3060을 조금 밑도는 수준이다. 반대로 다이렉트11 기반 테스트인 파이어 스트라이크에서는 오히려 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레이 트레이싱 성능을 측정하는 포트로열 결과는 RTX 3060과 비교하면 눈에 띄게 낮았다. 아무래도 레이 트레이싱 성능 면에서는 라데온이 아직 지포스에 못 미치는 게 사실이다. 다만 어차피 고사양 옵션인 레이 트레이싱을 활용하기 어려운 메인스트림급 제품이라는 점을 생각해보면, 실사용에서 크게 유의미한 부분은 아닐 수 있다.

3D마크 테스트 결과 (출처=IT동아)


실제 게임 성능도 테스트해봤다. 먼저 ‘사이버펑크 2077’에서는 FHD 해상도, ‘높음’ 설정에서 초당 50~60 프레임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원활하게 게임을 즐기는 게 가능했다. 가장 높은 설정인 ‘레이트레이싱 울트라’에서는 20 프레임 초반을 기록했는데, 프레임 수치보다 그래픽을 중시한다면 30 프레임을 목표로 몇몇 옵션을 타협하면 될 듯하다.

‘컨트롤’도 훌륭하게 구동할 수 있었다. FHD 해상도, 높음 설정에서 60~80 프레임을 기록했다. 다만 레이트레이싱 옵션을 높음으로 설정하면 프레임이 30대까지 내려가므로 그래픽과 프레임 사이에서 타협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둠 이터널’을 구동해봤다. FHD 해상도, ‘최악의 악몽’ 설정으로 시작 구간에서 약 170대 프레임을 기록했다. 레이 트레이싱을 켜도 ‘울트라’ 설정에서 90 프레임 정도는 나오기 때문에 만족할만한 게임 플레이가 가능하다.

컨트롤. 레이 트레이싱을 켰을 때(왼쪽)과 껐을 때(오른쪽). 바닥과 유리창의 빛 반사 품질 차이가 명확하다 (출처=IT동아)


PCIe 3.0에서도 괜찮을까?

한 가지 유념해야 할 점은 RX 6600은 이전에 출시된 RX 6600 XT와 마찬가지로 PCIe 인터페이스 사양이 PCIe 4.0 x16이 아닌 PCIe 4.0 x8라는 점이다. 물리적으로는 16레인을 모두 갖추고 있지만 실제로는 절반인 8레인만 활용된다. RX 6600 XT나 6600은 메인스트림급 제품이므로 PCIe 4.0 x8으로 확보할 수 있는 대역폭만으로도 충분하다. 따라서 PCIe 4.0을 지원하는 메인보드라면 아무 상관이 없지만, PCIe 3.0까지만 지원하는 메인보드라면 문제가 생긴다.

PCIe 4.0 8레인의 대역폭은 약 15.754GB/s으로 PCIe 3.0이 16레인을 다 활용했을 때 내는 대역폭과 동일하다. 만약 RX 6600 XT나 RX 6600이 16레인을 모두 활용했다면 PCIe 3.0에서도 충분히 여유가 있는 대역폭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8레인이라면 대역폭이 반토막 나면서 여유가 없어진다. 이 때문에 실제로 6600 XT에서는 3~5% 정도 성능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PCIe 3.0 환경에서도 유의미한 체감 성능 하락을 발견할 수 없었다. 사진은 '사이버펑크 2077' (출처=IT동아)


하지만 다행히 6600에서는 그만큼 차이가 나지 않는다. 차이가 나더라도 대부분의 경우 3% 미만이므로 실제 체감 차이는 거의 없는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이번 리뷰에서 사용한 시스템도 PCIe 3.0 시스템이다. 3D마크 점수나 게임 테스트 결과에서도 기존 PCIe 4.0 시스템에서의 테스트 결괏값들과 비교해봤을 때 오차범위 수준의 차이만 나타났다. RX 6600 때문에 기존 PC를 무리해서 PCIe 4.0 시스템으로 업그레이드하지는 않아도 될 듯하다. 다만 게임, 상황, 환경 등 다양한 변수에 의해 차이가 더 벌어질 가능성이 없지는 않으므로 가능하다면 PCIe 4.0 시스템을 갖추는 게 좀 더 바람직할 듯하다.

시장 상황이 아쉬울 뿐

전반적으로 RX 6600은 FHD 환경에서는 충분히 훌륭한 성능을 발휘하는 제품이다. 레이 트레이싱과 같은 고사양 옵션에 욕심을 내지만 않는다면 대부분의 게임을 원활하게 돌릴 수 있다. 가격대도 현재 그래픽카드 시장 상황을 고려해봤을 때 그나마 접근성이 높은 제품이다. 물론 정상적이라고 보기 힘들다. 하지만 딱히 상황이 크게 호전될 기미가 보이지도 않으니 무작정 PC 장만을 미루기보다는 가능한 선택지 중 그나마 합리적 선택지를 고르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파워컬러 라데온 RX 6600 파이터는 2021년 11월 기준 온라인에서 80만 원대에 판매 중이다.

동아닷컴 IT전문 권택경 기자 tikitak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