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양회성 기자
“저희 영업시간 10분 남았습니다.”
16일 오후 10시 45분경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의 한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 매장. 내부를 청소하던 직원이 매장으로 들어오던 일행 2명에게 이같이 말했다. 이 카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전에는 24시간 영업해 밤샘 공부를 하는 대학생과 첫차를 기다리는 시민들이 즐겨 찾던 장소였다.
1일부터 시행된 정부의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조치로 영업시간 제한이 풀려 24시간 영업이 다시 가능해졌지만 이 카페 직원은 오후 11시에 간판 불을 껐다. 카페 외벽의 ‘24시간 운영’ 스티커 위에는 ‘오후 11시까지 운영’이라고 쓰인 안내문이 붙어있었다. 17일 0시가 지나자 신촌역 주변 치킨집과 국밥집 등 기존 24시간 영업하던 가게들도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했다.
서울 종로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정모 씨는 코로나19 유행 전 4년 동안 24시간 운영하던 가게의 영업시간을 오후 10시까지로 줄였다. 정 씨는 “눈으로 봐도 길거리에 사람이 없으니 새벽 시간 영업을 해도 매상이 오른다는 보장이 없어 24시간 영업을 보류 중”이라고 말했다.
본보가 서울시의 서울생활인구 일별 집계표를 분석한 결과 1일부터 12일까지 야간시간대(오후 7시~오전 8시) 평균 활동 인구수는 지난해 동기 대비 12만3000여 명(1.14%) 감소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언제든지 상향될 수 있다는 불안도 여전히 크다. 17일 서울 코로나19 신규 확진환자는 1436명으로 일일 발생 기준 역대 최다였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11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상황이 나빠지면 1단계를 지속하거나 아니면 (방역) 조치를 강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수도권 식당과 카페의 영업시간은 지난해 8월 30일 오후 9시까지로 제한된 것을 시작으로 지난달 31일까지 세 차례에 걸쳐 기준이 변경됐다. 서울 종로구에서 해장국집을 24시간 운영했다가 현재는 오후 11시까지 운영하는 김모 씨(50)는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기 어려운 데다 심야 영업을 시작했다가 정책이 바뀌면 곤란해질 것 같아 상황을 지켜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창호 전국호프·음식점연합회 대표는 “구인난과 유동인구 감소가 겹친 데다 유흥업소 영업시간은 여전히 자정까지로 제한돼 ‘3차’ 손님이 많지 않다보니 24시간 운영 업소들이 영업에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유채연 기자 y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