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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이재명 “룰 어기며 주장 알릴 수도” 대선후보가 할 소리인가

입력 | 2021-11-18 00:00:00

국회사진취재단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그제 청년 기후활동가들과의 간담회에서 “공동체의 협의된 룰을 일부 어기면서 이 주장을 세상에 알리는 것조차 그럴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이 ‘석탄발전소 건설에 반대하기 위해 녹색 스프레이 칠을 해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대통령이 지나갈 때 도로에 뛰어들기도 했다’라는 경험담을 소개한 뒤였다. 이 후보는 “그런 식의 삶도 응원한다”며 이들을 격려했다.

목적만 좋으면 불법이나 탈법도 문제 될 게 없다는 이런 인식은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떼법’ 문화를 조장하는 것이다. 일반인이 해도 적절치 않은 발언을 유력 대선후보가 했으니 여러모로 우려스럽다. 당시 간담회에 동석한 여당 의원이 “조심하라고 해줘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것이다.

하지만 이 후보는 “저도 전과자”라며 한발 더 나갔다. 오히려 “투쟁의 양식이 선을 넘을 때, 그게 옳은지 그른지는 각자가 판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신념이 옳다고 생각한다면 현행법 위반에 개의치 말고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주문 아닌가. 이 후보는 10일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도 “음주운전보다 초보운전이 더 위험하다”라고 말해 비판을 받았다. 자신의 과거 음주운전 전과에 대해 반성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이 후보는 13일 청년들과 만난 자리에선 “우리나라는 법을 너무 안 지킨다”며 “소수 강자만 그런 게 아니라 우리 일상 속 대부분 사람이 규칙 어기는 것을 너무 우습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업들이 근로기준법을 지켜야 한다는 취지에서 나온 발언이라고 해도 불과 며칠 사이에 발언 취지가 180도 달라진 것 아닌가. 대선후보의 발언이 장소나 상황에 따라 이렇게 오락가락한다면 어느 누가 그 말을 믿고 따를 수 있겠나.

공동체의 협의된 룰은 ‘법의 지배’, 법치를 말한다.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대통령은 ‘법치’라는 원칙에서 한순간도 벗어나서는 안 된다. 이 후보는 시민단체 활동가가 아니라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섰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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