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동안 1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약물 과다복용으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미국에서 기록된 약물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 중 가장 높은 수치다.
17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은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 자료를 인용해 지난 4월 기준 1년 동안 약물 과도 복용으로 인한 사망이 28.5%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CDC는 사망 증명서의 데이터를 근거로 2020년 4월에서 2021년 4월 사이에 10만306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했다.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버몬트 주였으며 사망자 수는 70% 증가한 209명이었다. 이어 웨스트버지니아(62%)와 켄터키(55%) 순이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한 심리적 피해와 펜타닐과 같은 마약성 진통제가 더 많이 공급돼 과다복용이 급증했을 것으로 봤다.
약물 남용 전문가인 캐서린 키이스 미국 컬럼비아 대학 역학 부교수는 “지난 몇 년 동안 과다복용으로 인한 사망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지만 대유행은 불에 연료를 더했다”면서 “약물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더 많았는데 이는 과다 복용의 위험 요소다. 또한 과다복용 예방, 피해 감소, 치료 및 회복을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에 대한 접근도 감소했다”고 우려했다.
이어 “합성 오피오이드, 특히 펜타닐의 복용 증가가 과다복용 사망 증가의 주요 원인”이라며 “코카인이나 메스암페타민과 같은 다른 약물의 사용자는 점점 더 펜타닐에 대해 양성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