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뉴시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7일 “기획재정부로부터 예산 기능을 분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공개적으로 정부 부처 개편 방향을 제시한 건 처음이다.
이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재부와 관련해 예산을 갖고 다른 부처를 실질적으로 통제하는 것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며 “(기재부가) 각 부처의 자율적인 정책 수립 집행 기능을 제한할만큼 사실상 다른 부처를 지배하고 통제하는 그런 상황까지 갔다는 판단 때문”이라고 했다. 2008년 기획예산처와 재정경제부가 통합하면서 탄생한 기재부는 예산과 관련한 모든 권한을 가진 부처가 됐는데, 이 후보는 기재부에서 예산 기능을 다시 떼어내야 한다고 주장한 것. 이 후보 측은 기재부의 예산 편성권을 국무총리실 등으로 이관하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관계자는 “기재부에 과도하게 집중된 권한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건 이 후보의 오랜 생각”이라며 “특히나 예산 편성권과 같은 경우는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은 선출직 공직자가 맡아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 후보는 전 국민 지원금 국면에서 기재부의 완강한 반대를 보며 예산 기능 분리 결심을 더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강성휘 기자 yolo@donga.com
유성열 기자 r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