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8일 오후 마무리됐다. 무사히 수능을 치르고 나온 수험생들은 대부분 “아쉽지만 홀가분하다”는 반응이었다. 수험생들을 기다린 학부모들은 “고생했다”며 자녀들을 토닥이고 안아줬다.
이날 오후 4시께 서울 서초구 서초고에는 수험생 자녀들을 기다리는 학부모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초조한 심정으로 자녀를 기다리던 박모(49)씨는 “결과가 어떻든 고생했다는 말을 가장 먼저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구 개포고에서도 많은 학부모들이 수험생 자녀들을 기다렸다. 재수생 딸을 마중 나온 정진희(52)씨는 “작년엔 공부를 너무 안 해서 긴장을 별로 안 했던 것 같다”며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에 조금 더 긴장되기는 했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 이화여자외고에서 꽃다발을 들고 기다리던 학부모 박은영(45)씨는 “꽃은 제가 주고 싶어서 준비했다”며 “들여보낼 때는 안 그랬는데 기다리는데 떨린다. 애가 펑펑 울면서 나오지는 않았으면 한다”고 초조한 심정을 전했다.
제2외국어·한문에 미응시해 4교시까지만 시험을 친 수험생들은 이날 오후 4시37분 수능이 끝났다. 종료 시점에 맞춰 반포고 교문에는 100여명, 서초고 교문에는 50여명, 이화여외고 교문에도 30여명의 학부모들이 몰려 자녀들을 기다렸다.
이날 오후 4시50분께 서초고에서 시험을 마친 수험생들이 하나둘 나왔다. 수험생들이 걸어 나오자 학부모들은 “고생했다”며 자녀들을 토닥이며 안아줬다.
밝은 표정으로 나온 재수생 이용민(19)군은 “무난했던 거 같은데 국어랑 과학이 어려웠다”며 “두 번째로 보는 건데 작년보다 더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서초고에서 만난 이태림(19)군도 “슬프면서 기쁘다. 못 본 것도 있고 잘 본 것도 있어 아쉬운데 끝나서 기쁘다”면서 “오늘은 집에서 쉴 것”이라고 기쁜 목소리로 수능이 끝난 심정을 전했다.
반포고에서도 수능을 끝내고 학생들이 홀가분한 표정으로 교문을 나오기 시작했다. 이모(18)양은 “이제 다시는 공부를 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그냥 다 어려웠다. 확실히 이번에 어렵게 나온 것 같다”고 토로했다.
수능을 치르고 반포고 교문 앞에서 만난 박다인(19)양은 “막 엄청 좋다기보다는 약간 멘붕(멘탈붕괴)이다”라고 했다. 옆에 있던 김혜원(19)양도 “내년에도 다시 와야 할 것 같다”라며 웃으며 말했다.
이화여자외고에서 수능을 보고 나온 박서현(19)양은 “노력만큼 못한거 같아서 조금 허무하다”고 했다. 논술 준비를 위해 곧장 학원에 간다는 박양은 “부모님이랑 비싸고 맛있는 것을 먹을거다”라고 말했다.
홍모(19)양은 “개운한데 망한 것 같아서 기분이 안 좋다. 찍은 게 다 맞았으면 좋겠다”라며 “원래 수능이 끝나자마자 운전면허를 따야겠다고 결심했다. 앞으로 운전면허를 딸 것”이라고 향후 계획을 전했다.
이날 오후 6시께 5교시까지 마치고 나온 재수생 현도희(20)씨는 “끝난 것 같아 너무 후련하다. 지난해에는 너무 떨어서 제대로 못봤다”며 “이번에는 잠도 잘 자서 제대로 본 것 같다. 계획은 딱히 없고 미뤘던 영화나 드라마를 볼 것”이라고 했다.
서울 서초구 반포고에서 5교시까지 수능을 보고 나온 김모(19)군은 “제가 재수생인데 놀고 싶고 쉬고 싶다는 생각만 있고 기분이 엄청 좋고 하지는 않다”며 “완전 해방은 아니지만 그냥 ‘놀고 싶다’ 이게 제일 큰 것 같다”고 말했다.
수능을 마친 수험생들은 대부분 이날은 집에서 마음 편히 쉬고 싶다고 밝혔다. 이후 수시를 준비하거나 친구들과 여행을 가겠다는 등의 계획을 전했다.
2022학년도 수능은 이날 오전 8시40분부터 전국 86개 시험지구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올해 수능에는 총 50만9821명이 지원해 지난해 수능보다 1만6387명이 늘었다. 평가원은 심사를 거쳐 오는 29일 오후 5시 정답을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