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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김종인 의견 수용 속 김한길-김병준 합류입장 확고

입력 | 2021-11-18 21:28:00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국민의힘 의원 및 관계자들과 비공개 오찬을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안철민 기자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발표가 다음 주로 미뤄진 가운데 윤석열 당 대선 후보는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민주당 대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의 선대위 합류시키겠다는 입장이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두 사람의 선대위 합류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 측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협의는 하되 필요할 때는 후보가 결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18일 한기호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윤 후보 비서실장이자 핵심 측근인 권성동 의원을 임명하는 인선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8일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권 의원은 열흘 만에 대선 정국의 당 살림살이와 내년 지방선거 공천을 총괄하는 자리로 옮겼고, 후임 인선 때까지 비서실장 업무를 겸임한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윤 후보 측과 소통을 원활하게 진행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실무형 선대위’를 요구하는 김종인 전 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주장 속에서도 ‘매머드 선대위’라는 본인의 소신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평가다. 종국에는 윤 후보의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는 것. 선대위는 윤 후보 아래 김종인,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김한길 전 대표 등 세 사람의 권한이 분산된 구조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지만 김병준 전 위원장도 미래비전위원회 총괄이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고려된다.

또 윤 후보는 후보 직속 기구인 국민통합위원회(가칭)를 초반부터 구상했고, 윤 후보와 지속적으로 연락을 이어온 김한길 전 대표도 참여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진영·이념을 뛰어넘어 국민 화합과 사회 혁신을 추구하는 기능을 담아 반문(반문재인) 결집은 물론이고 집권시 여소야대라는 원내 지형을 돌파하는 카드로 활용될 수도 있다.

이런 인선은 “한 사람이 헤게모니를 잡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윤 후보의 강한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김종인과 김한길은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 병렬 조직”이라며 3인 동시 기용에 대한 윤 후보의 강력한 의지를 설명했다.

다만 선대위 출범을 둘러싼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김 전 위원장은 17일 윤 후보와의 회동 사실 자체를 부인하며 “인물만 몇몇 가져다가 통합위원장이라고 하면 통합이 되느냐”라며 불쾌감을 표출한 바 있다. 이 대표도 이날 TBS 라디오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선대위 틀과 인적 구성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은 김종인 전 위원장의 의중이 조금 더 많이 반영되는 형태로 타협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심재철 유정복 전 의원과 김태호 주호영 하태경 의원 등 경선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당 중진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조언을 구했다. 김태호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작은 힘이라도 모으고 통합해 해내자는 격려 성격의 자리였다”라고 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로 나섰던 장기표 전 경남 김해을 당협위원장과도 만나 지원을 요청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