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국민의힘 의원 및 관계자들과 비공개 오찬을 위해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안철민 기자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구성 발표가 다음 주로 미뤄진 가운데 윤석열 당 대선 후보는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민주당 대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의 선대위 합류시키겠다는 입장이 확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두 사람의 선대위 합류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 측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협의는 하되 필요할 때는 후보가 결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최고위원회는 18일 한기호 사무총장의 후임으로 윤 후보 비서실장이자 핵심 측근인 권성동 의원을 임명하는 인선안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에 따라 8일 비서실장으로 임명된 권 의원은 열흘 만에 대선 정국의 당 살림살이와 내년 지방선거 공천을 총괄하는 자리로 옮겼고, 후임 인선 때까지 비서실장 업무를 겸임한다. 이 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윤 후보 측과 소통을 원활하게 진행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실무형 선대위’를 요구하는 김종인 전 위원장,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주장 속에서도 ‘매머드 선대위’라는 본인의 소신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평가다. 종국에는 윤 후보의 장악력을 높여가고 있다는 것. 선대위는 윤 후보 아래 김종인,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김한길 전 대표 등 세 사람의 권한이 분산된 구조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지만 김병준 전 위원장도 미래비전위원회 총괄이나 상임선대위원장으로 고려된다.
이런 인선은 “한 사람이 헤게모니를 잡는 것은 피해야 한다”는 윤 후보의 강한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는 “김종인과 김한길은 (서로 영향을 주지 않는) 병렬 조직”이라며 3인 동시 기용에 대한 윤 후보의 강력한 의지를 설명했다.
다만 선대위 출범을 둘러싼 변수는 여전히 남아 있다. 김 전 위원장은 17일 윤 후보와의 회동 사실 자체를 부인하며 “인물만 몇몇 가져다가 통합위원장이라고 하면 통합이 되느냐”라며 불쾌감을 표출한 바 있다. 이 대표도 이날 TBS 라디오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선대위 틀과 인적 구성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며 “결국은 김종인 전 위원장의 의중이 조금 더 많이 반영되는 형태로 타협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했다.
윤 후보는 이날 심재철 유정복 전 의원과 김태호 주호영 하태경 의원 등 경선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당 중진들과 오찬을 함께하며 조언을 구했다. 김태호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작은 힘이라도 모으고 통합해 해내자는 격려 성격의 자리였다”라고 했다. 윤 후보는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로 나섰던 장기표 전 경남 김해을 당협위원장과도 만나 지원을 요청했다.
장관석 기자 j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