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두 외국인 투수 윌리엄 쿠베아스(왼쪽)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뉴스1 © News1
KT는 1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KBO리그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8-4로 승리했다.
1차전부터 4경기를 내리 승리한 KT는 정규리그에 이어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2013년 프로야구 제 10구단으로 창단 후 2015년부터 1군 무대에 참가한 KT는 7번째 시즌 만에 감격적인 첫 통합우승을 이뤄냈다. 지난해 1군 승격 8년 만에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9구단’ NC 다이노스보다 빠른 기록이다.
한국시리즈에서 수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KT 위즈의 강백호. /뉴스1 © News1
정규시즌에서 평균자책점 3.67로 10개팀 중 2번째로 낮았던 KT의 마운드는 한국시리즈에서도 변함없이 막강했다.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선발 투수들이 잘 던지면 4차전에서 우승을 확정지을 수도 있다”고 자신했는데, 현실이 됐다.
지난달 31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1위 결정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 KT의 1선발로 낙점 받은 윌리엄 쿠에바스는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7⅔이닝 1실점을 기록해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후 소형준,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배제성도 자신의 몫을 톡톡히 했다.
KT 팀내 최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고영표는 구원 투수로 보직을 변경, 다소 불안했던 허리를 책임졌다. 여기에 조현우는 원포인트 릴리프, 김재윤은 확실한 마무리 투수로 KT 마운드를 지켰다.
공격과 수비에 걸쳐 맹활약했던 KT 위즈의 박경수. /뉴스1 © News1
투수들이 공을 잘 던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야수들의 호수비가 있다.
KT는 정규시즌 동안 112개의 실책을 범했다. 10개 팀 중 3번째로 많은 실책이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에서 KT는 4차전에서 1개의 실책만 저질렀다. 특히 올해 정규시즌 8경기에서 실책 9개를 범하는 등 애를 먹었던 고척돔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인 점이 인상적이다.
거의 모든 선수들이 펄펄 날았다. 정규시즌 내내 수비의 중심을 잡아줬던 베테랑 2루수 박경수는 3차전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몸을 사리지 않으며 맹활약 했다. 실책이 많았던 강백호, 황재균, 심우준도 집중력을 발휘해 안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외야수들도 실책 없이 차분하게 한국시리즈를 마쳤다.
KT 야수들은 방망이도 필요할 때 딱딱 터졌다. 폭발적인 득점을 올리진 않았지만 점수가 필요한 순간 응집력을 발휘했다.
정규시즌 막판 공격력의 부진으로 고민이 많았던 KT는 두산의 포스트시즌 경기를 보면서 힌트를 얻었다. 이 감독에 따르면 KT 선수들이 먼저 코칭스태프에게 두산처럼 간결한 스윙을 앞세운 공격에 대해 이야기했고, 코칭스태프도 이를 받아들여 팀 배팅을 착실하게 준비했다.
3차전에서도 이강철 감독은 4번 타자 유한준 그리고 앞선 타석에서 홈런을 날린 박경수에게 번트를 지시하는 등 상대의 허를 찌르는 작전을 펼치기도 했다.
KT는 지난해 구단 처음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면서 가을야구 무대에 등장했으나 두산에 1승 3패로 탈락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그 아쉬움을 단 1년 만에 확실하게 날려버렸다. 1년을 절치부심한 KT는 잘 던지고 잘 막고 잘 쳐내면서 정상에 올랐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