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의학전문기자
낮에는 의사 2명과 간호사 3명이 환자 60명을 돌본다. 이들은 오전 9시에 진료를 시작해 대략 오후 3시가 넘으면 마무리한다. 그 이후에는 새로 들어오는 환자들을 진료한다. 코로나19 하루 확진자가 18일 0시 기준으로 역대 최대인 3292명이 발생했지만 서울 강남구 재택치료 환자는 다행히 아직 여유가 있었다.
하지만 이곳도 갑자기 코로나19 환자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긴장이 감돌고 있다. 돌보는 환자가 100명이 넘어가면 그때부터는 의료진의 피로도가 한계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동아일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오른쪽)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활용한 화상 진료에 참여해 환자의 상태를 살펴보고 있다. 동아일보DB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를 직접 진료해 보니 새로운 문제점도 있었다. 아이들이 코로나19에 감염될 경우 부모가 함께 격리되다 보니 결국 부모까지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었다. 비대면 화상진료 중에 보이는 부모의 모습을 보면 어린이 환자와 같은 집 안에 있어도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다.
이 때문에 격리된 환자나 보호자의 경우 격리에 필요한 현실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지금은 단지 매뉴얼 책자를 주는 정도여서 피부에 와닿지 않아 보였다. 특히 코로나에 걸린 아이들을 보살피는 부모는 어쩔 수 없이 아이와 접촉이 많지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현실적인 방안이 없어 가족 간 감염이 많이 이뤄지고 있다.
환자들에게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환이 생겼을 때 약을 배달하는 것도 문제였다. 예를 들어 뜨거운 물에 화상을 입은 환자도 있었다. 현재 재택치료 환자에게 약을 배달하는 것은 해열진통제, 거담제, 진해제, 소화제 등 코로나19와 관련된 약만 가능하다. 담당 의사가 급한 마음에 화상 연고를 처방했지만 이 경우 약국에서 약 배달이 안 돼서 환자 지인이 직접 약국을 찾아가는 불편함이 있었다. 이 외에 당뇨병 고혈압 등 환자들이 평소 복용하는 약이 떨어졌을 경우에도 보호자가 대신 약국을 찾는 상황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환자가 평소 먹는 약도 재택치료 약 배달과 함께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재택치료 환자가 병원으로 늦게 이송되는 문제도 속속 생기고 있다. 재택치료에서 병원으로 이송되는 경우는 열이 떨어지지 않거나 산소포화도가 90∼95로 낮게 유지되는 경우다. 한 60대 환자는 산소포화도가 계속 떨어졌지만 이틀 후 병원에 입원했다. 입원을 결정하는 보건당국 간의 발 빠른 협조가 필요해 보였다.
이제 앞으로가 문제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급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 현실적인 재택치료 방법은 없을까. 이상덕 대한전문병원협의회 회장(하나이비인후과병원 원장)은 “효율적인 병상 관리를 위해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1, 2일 뒤에 상태가 괜찮아지면 해당 병원의 관리를 받으며 재택치료로 전환하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