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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17년째 北인권결의, 韓 3년째 제안 불참

입력 | 2021-11-19 03:00:00

“北 국경봉쇄 우려” 백신 수용 촉구… 국군포로-후손 인권문제도 포함
김정은 겨냥 “최고 책임자 제재를”, 내달 유엔 총회 본회의에 상정




북한 정권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고 개선을 촉구하는 결의안이 17일(현지 시간) 유엔에서 17년 연속으로 채택됐다. 한국 정부는 결의안 공동 제안에 3년 연속 참여하지 않았다. 미국, 영국, 일본 등 60개국이 공동 제안국에 이름을 올렸다.

유엔 총회 제3위원회는 이날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회의를 열고 표결 없이 컨센서스(전원 동의) 방식으로 북한인권결의안을 채택했다. 결의안은 다음 달 유엔 총회 본회의에 상정될 예정인데 2005년부터 매년 총회를 통과했기 때문에 회원국의 별다른 이견이 없으면 올해도 채택될 것으로 보인다. 제3위원회의 결의안 채택 직후 외교부 측은 성명을 통해 “우리 정부는 북한 주민의 인권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노력한다는 기본 입장 아래 작년과 마찬가지로 결의안 컨센서스에 동참했다”고 밝혔다.

유럽연합(EU) 국가들이 주도적으로 작성한 이번 결의안은 작년과 대체로 유사한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공급을 위해 북한 당국의 협력을 촉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결의안에는 “북한의 위태로운 인도주의적 상황이 코로나19 대유행의 충격과 북한 당국에 의한 국경 봉쇄로 악화된 것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구호단체의 북한 내 활동을 허용하고 인도주의적 지원이 북한 전역에 전달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미송환 전쟁포로와 그 후손에 대한 우려가 올해 처음 결의안에 포함됐다. 6·25전쟁 국군포로와 그 가족에 대한 인권침해 문제는 올 3월 유엔인권이사회의 결의안에도 처음 거론된 바 있다. 해마다 지적돼 온 북한의 인권 침해를 규탄하는 내용도 담겼다. 결의안은 “북한에 의해 오랫동안 지속된, 조직적이고 널리 퍼진 인권 침해를 가장 강력한 언어로 규탄한다”면서 “고문과 잔인한 대우 및 처벌, 특히 여성에 대한 모든 종류의 성적 폭력 등에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결의안은 이 밖에도 △정치범 수용소 △체포·구금·납치에 의한 실종 △강제 이주 △송환된 탈북자에 대한 처우 △사상·양심·종교의 자유 제약 등 북한의 인권 침해 사실들을 구체적으로 열거했다.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를 요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결의안은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고 인권 침해에 가장 책임이 있어 보이는 사람들에 대한 추가 제재를 고려하라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권고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한 것으로, 최근 들어 결의안에 매년 포함된 문구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