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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수능,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韓 수험생 일상 조명

입력 | 2021-11-19 16:55:00

BBC는 수능을 준비하는 한국 수험생의 일상을 ‘먹고 공부하고 자고의 반복’으로 요약했다.


BBC가 18일(현지 시간) 8시간 마라톤으로 치르는 시험인 수능을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시험 중 하나’로 소개하며 한국 수험생 세 명의 수능 준비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BBC는 한국 수험생들이 ‘먹고 공부하고 자는’ 생활만 반복하며 인생 커리어의 상당 부분을 좌우하게 되는 수능 시험을 준비한다며 서로 다른 상황에서 입시를 준비하는 수험생 세 명의 수능시험 준비기를 전했다.

김민서 양은 오전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공부하는 자신의 일상을 공개하며 “한국에는 ‘텐투텐(10 to 10)’이라는 말이 있다. 아침 10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학원에 있는 건데 한국 학생들은 어린 나이부터 그걸 겪는다”고 했다. BBC는 한국의 수능은 ‘대학을 잘 가고, 직장을 잘 얻고, 미래 결혼을 위해서도 잘 치러야한다’는 압박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사교육 접근권이 떨어지는 섬에 살며 수능을 준비하는 김가연 양은 수능시험을 치르려면 배를 타고 인근 도시인 여수로 가야한다. 바다가 보이는 섬에 살면서도 제대로 바다에 놀러 가본 적이 없다는 가연 양은 수능이 끝나면 “책가방 안 메고 친구들과 1박2일로 바다를 보러 가고 싶다”고 했다.

BBC는 경쟁적인 입시교육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대안학교에 다니며 수능을 준비하고 있는 학생의 사례도 전했다. 수능을 볼 필요가 없는 진로를 택한 친구들 사이에서 홀로 수능을 준비하는 이한슬 양은 “(입시를 준비하는) 친구가 없다는 게 힘든 점”이라며 “주말에도 잠깐 밖에 나가는 게 부담스러워서 집-독서실-집-독서실 이렇게만 6개월 넘게 다녔다”고 했다. 한슬 양은 “수능과 입시교육 자체가 ‘수능을 잘 못보면 어떡하지? 실패한 사람 아닐까? 능력 없는 사람 아닌가?’ 같은 생각을 갖게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수능 성적이 말해주는 건 수능 성적 뿐이니까. 스스로 완주했다는 자신감, 뿌듯함을 느끼고 싶을 뿐이다”라고 했다.

프랑스24도 “한국에서 수능 시험은 단순히 명문대 입학을 위해 중요할 뿐 아니라 사회적 지위, 성공적 커리어, 심지어는 결혼에까지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며 이러한 중요성 때문에 당국이 수능 당일 학생들의 원활한 시험실 도착을 위해 은행과 주식 시장은 한 시간 늦게 열고 수험생들의 집중을 위해 76개 비행편의 일정까지 조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했다고 전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수능이 단 하루의 시험으로 비교적 이른 나이에 인생 전반의 ‘승자’와 ‘패자’를 낙인찍어 수험생들의 정신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고, 이는 높은 청소년 자살율로 이어진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