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만배 영장발부 날 2개조로 식사 검사 3명 등 8명 확진… 수사 차질 檢, 총리실 지시로 진상파악 나서
동아일보DB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 소속 검사 16명이 4일 이른바 ‘쪼개기’ 회식을 해 방역지침 위반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서울중앙지검은 유경필 경제범죄형사부장을 수사팀에서 배제하고 정용환 반부패강력수사1부장으로 교체했다. 서초구는 수사팀의 방역수칙 위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음식점 예약 기록을 확인하는 등 조사에 나섰다.
19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수사팀 24명 중 16명은 4일 저녁 서울 서초구 중앙지검 청사 인근에 있는 한 음식점에서 방 두 개로 나누어 저녁식사를 했다. 이날 새벽 법원은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인 화천대유자산관리의 대주주 김만배 씨와 관계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 등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수사가 일부 성과를 보인 만큼 그간 주말 없이 밤늦게까지 일한 수사팀 검사들이 회포를 풀기 위해 회식을 한 것이라는 게 검찰 내부 전언이다. 팀장인 김 차장검사는 이날 회식 자리에 잠시 들러 격려 후 귀가했다고 한다.
하지만 수사팀은 회식 다음 날인 5일과 6일부터 검사 3명과 수사관 3명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확진되는 등 총 8명이 확진 판정되면서 수사에 차질을 빚었다. 당시 서울중앙지검은 “수사관 한 명이 먼저 감염됐고, 다른 방에서 근무하던 수사관과 검사에게 전파됐다. 이후 검사들이 함께 회의를 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1일부터 수도권 식당에서 사적 모임 인원은 미접종자가 4명 이하일 경우 10명까지 가능하다. 방역당국은 10명이 넘는 일행이 테이블을 나눠 앉는 방식으로 함께 식사하는 ‘쪼개기 회식’에 대해 감염병예방법을 어긴 것으로 보고 고발 조치를 해왔다.
이와 관련해 국무총리실이 법무부를 통해 진상 파악을 지시하자 대검찰청은 서울중앙지검에 자체 진상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수사팀은 별도의 방으로 나눠 저녁식사를 했고 차장검사는 잠시 참석해 격려한 것으로 알고 있다. 방역당국 조사와 후속 조치에 성실히 협조했다”며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불찰에 대해 송구하다. 수사팀은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고도예 기자 y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