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7일 실종된 후로 반년째 행방이 묘연한 윤 모씨 ⓒ뉴스1
지난 4월 경북 포항에서 실종된 남성 간호사 윤모 씨(28)의 행방이 반년 넘게 묘연한 가운데, 윤 씨의 친구가 경찰 수사에 아쉬움을 호소하며 친구에 대한 그리움을 남겼다.
윤 씨 친구라고 밝힌 누리꾼 A 씨는 지난 18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친구가 실종이 된 지 벌써 266일이 되는 날”이라며 글을 올렸다.
그는 “글을 올린 후 여러 언론에서 연락이 와 취재도 하고 빠뜨린 점은 없었는지 다시 확인도 해보고 여러 제보도 기다렸지만, 아직 친구의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하고 있다”며 최근 경찰로부터 받은 우편물을 공개했다.
A 씨는 “경찰의 입장에서는 수색 및 조사를 진행했지만 생활징후가 보여지는 게 없음으로 사건을 내사 중지하겠다는 것”이라며 “찾을 도리가 없었고 찾을 방법이 없으면 그렇게 해야 하지만 그 당시 경찰들의 수색이 포항공대 기지국 반경의 산 중심 수색으로만 이루어졌다”고 토로했다.
이어 “친구가 CCTV 동선에서 사라진 지점이 충분히 교통을 이용해 다른 곳으로 나갔을 가능성도 다분한 곳이었다”며 “시외버스 터미널, 고속버스 터미널, 여객선 터미널 당시 CCTV를 확보해 거기서도 동선을 추적해야 하지 않느냐고 몇 번을 요청해도 수사는 경찰이 하는 거고 본인들이 알아서 한다며 오로지 산만 수색하던 경찰들 생각만 하면 늘 분이 풀리지 않고 화가 난다”고 분노했다.
경찰의 사건통지내역.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 캡처
A 씨는 “경찰 측에 전화해보니 최근 여성청소년과에서 형사과로 사건이 이첩돼 여성청소년과에서는 내사 중지된 거라 한다”며 “형사과에서도 계속 수사 중이며 생활징후도 파악 중이라고 한다. 하지만 사건 접수 이후부터 현재까지도 진행되는 과정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A 씨는 “저는 제 친구가 자살했을 거라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며 “사람이 궁지에 몰려 혹여 다른 생각을 한다고 하더라도 그 친구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단언했다.
아울러 “오늘 제 친구의 생일이다. 주변 사람 모두가 축하해주는 오늘 주인공이 없다”며 “날이 많이 추워졌고 잘 지내고 있는지 걱정된다. 여러분들의 따뜻한 관심으로 이 친구가 집에 돌아올 수 있길 간절히 바라본다. 친구야 보고싶다”고 전했다.
한편 윤 씨는 지난 4월 7일 3시 거주 중이던 남구 이동 기숙사를 나선 뒤 인근 주유소에서 마지막으로 포착된 후 실종됐다. 그는 당일 저녁 근무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윤 씨가 종적을 감춘 곳에서 2㎞ 정도 떨어진 포항공대 기지국에서 그의 휴대전화 신호가 마지막으로 잡혔다.
경찰은 119구조대 등 500여 명에 달하는 인력을 투입해 여러 차례에 걸쳐 수색 작업을 했으나 단서를 찾지 못했다.
김혜린 동아닷컴 기자 sinnala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