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들 인상 속도조절 움직임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의 모습. 뉴스1
대출 금리 급등에 따른 소비자들의 불만이 계속되자 금융당국이 은행권 금리 산정 체계를 점검하기로 한 데 이어 은행들도 축소했던 우대금리를 부활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당국과 은행권이 뒤늦게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섰지만 25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이 예고돼 있어 대출 금리 상승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 5.1% 넘어
대출 금리 오름세는 시장금리 상승과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규제가 맞물린 하반기(7∼12월)부터 본격화됐다. 대출 금리는 기준이 되는 시장금리에 은행별로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는 빼는 식으로 결정된다.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올 들어 0.39%포인트(신규 취급액 기준) 뛰었다. 하지만 4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는 0.9%포인트가량 뛰어 코픽스 상승 폭의 2배를 웃돈다. 나머지 0.5%포인트 정도의 금리 상승은 은행들이 대출 관리를 위해 자체적으로 가산금리는 높이고 우대금리는 줄인 결과인 셈이다.
실제로 가계대출 증가세가 가팔랐던 A은행은 우대금리를 0.3%포인트 축소하고 가산금리는 0.1%포인트 올리는 식으로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4%포인트 이상 높였다.
○ “우대금리 부활”해도 시장금리 더 오를 듯
이에 따라 은행들은 올 들어 줄곧 깎아 왔던 우대금리를 일부 되살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한풀 꺾인 만큼 우대 조건에 따라 제공하는 금리 혜택을 다시 확대하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은이 25일 기준금리를 현재 0.75%에서 1.0%로 0.25%포인트 추가 인상할 가능성이 높아 소비자들이 우대금리 완화를 체감하기 힘들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우대금리가 부활하더라도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시장금리의 오름세가 계속된다면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