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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드코로나 3주째 확진-사망 최다… 하루 이상 ‘병상대기’도 804명

입력 | 2021-11-22 03:00:00

‘코로나 재확산’ 상황 빠르게 악화




18일 서울 영등포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사무실에서 직원들이 생활치료센터와 재택치료 관련 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21일 현재 재택치료 중인 환자는 전국 5118명으로 전날에 비해 213명 늘었다. 사진공동취재단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3주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 상황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신규 확진자는 물론이고 중환자와 사망자 등의 증가세에 가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병상을 하루 이상 배정받지 못하는 환자가 800명이 넘었다. 22일에는 수도권을 포함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의 전면 등교가 시작된다. 확산세가 더 커지면 ‘병상 대란’을 피할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 “위드 코로나 후폭풍 이제 시작”
21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120명. 닷새째 3000명대로, 토요일 발생 기준으로는 코로나19 이후 가장 많았다. 사망자도 30명이나 나왔다. 위드 코로나 3주 차인 최근 1주일(15∼21일) 일평균 신규 확진자는 2853명이다. 위드 코로나 시행 직전 1주일(10월 25∼31일)보다 5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일평균 사망자도 11.9명에서 24.4명으로 배 이상으로 늘었다. 모두 코로나19 유행 시작 후 가장 많았다.

해외 주요 국가 역시 위드 코로나 전환 2∼4주 후부터 재확산이 시작됐다. 국제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7월 19일 위드 코로나를 시작한 영국은 주간 일평균 확진자가 2만5714명(8월 3일 기준)으로 줄었다가 증가세로 바뀌어 10월 23일 4만7429명으로 늘었다. 6월 20일 방역을 완화한 프랑스는 7월 중순부터 확진자가 급증해 8월 중순에 위드 코로나 이전의 8배 수준이 됐다.

한국의 경우 확진자와 사망자가 동시에 늘고 있다는 게 걱정스럽다. 독일은 8월 23일 위드 코로나 시작 때 17.6명이었던 주간 일평균 사망자가 이달 20일 198.6명으로 급증했다. 싱가포르도 이달 초 사망자 규모가 위드 코로나 이전의 22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상황이 재유행의 ‘정점’이 아닌 ‘초입’일 가능성에 무게를 둬야 한다고 진단했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우리나라는 그간 미국이나 유럽보다 확진자 규모가 작았던 만큼 ‘감염 후 완치’로 면역을 얻은 사람이 적다. 해외보다 더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 병상대기 804명, 충청지역도 빈 병상 39개뿐


21일 현재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는 517명이다. 주간 일평균(502.6명)으로도 처음 500명이 넘었다. 하루 이상 코로나19 치료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환자는 이날 기준 804명이다. 나흘 만에 3배로 늘었다. 이 중 이틀 이상 대기 중인 환자도 478명이다. 70세 이상(421명)이거나 고혈압 당뇨 등 기저질환을 앓는 환자(383명)도 적지 않다. 언제든 위중증으로 악화할 수 있는 환자들이 자택이나 응급실에 머무르고 있는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20일 오후 5시 기준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81.5%로 포화 상태다. 수도권 환자를 1시간 이내 거리인 충청권(대전·충남·충북)과 강원 지역으로 분산 이송할 계획은 시작조차 어려운 상황이다. 충청권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58.9%로 1주 전(47.4%)보다 급등했다. 이제 빈 병상은 39개에 불과하다. 강원 지역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55.6%, 빈 병상은 16개다.

재택치료를 담당하는 병원들은 환자 급증에 대비해 자구책에 나섰다. 서울 영등포구 한림대 강남성심병원은 재택치료 중 상태가 갑자기 나빠진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응급실 밖 대기실에 병상 4개를 마련해둔 상태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119 구급차가 부족해질 경우에 대비해 재택치료 환자가 위급상황이 되면 자가용으로 병원에 갈 수 있게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이지윤 기자 asa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