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선대위 출범 9분능선 넘어
윤석열, 장제원과 예배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1일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를 찾아 예배를 하고 있다. 윤 후보 비서실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장제원 의원(윤 후보 왼쪽)이 옆자리에서 함께 예배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당 선거대책위원회를 지휘할 ‘원톱’ 총괄선대위원장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상임선대위원장에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 선대위와 별도의 후보 직속 기구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에 김한길 전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각각 임명하면서 선대위 출범의 9분 능선을 넘었다.
김병준 전 위원장과 김 전 대표 영입을 두고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갈등이 노출되는 등 당 안팎의 논란에 직면했지만 윤 후보가 3명과 직접 담판을 해 선대위 구축을 마무리 지은 것. 윤 후보는 당초 중진 의원들이 참여할 것으로 거론되던 공동선대위원장도 비(非)정치인 전문가들을 영입해 ‘쇄신’과 ‘혁신’의 이미지를 강조할 계획이다.
○ 김한길 “중원 향해 몽골 기병처럼 진격”
윤 후보는 또 “선거운동은 굉장히 많은 분이 참여해야 한다”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선대위 조직 자체가 지나치게 매머드급이면 일을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지방 선대위 조직과 중앙 선대위 조직을 조화롭게 잘 설계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전날인 20일에는 김병준 전 위원장과 함께 서울 종로구의 김종인 전 위원장 사무실로 가서 김병준 전 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관철시켰다. 이틀간 김종인 전 위원장, 김한길 전 대표 등 2명의 사무실을 잇달아 방문하며 3명을 모두 만나는 행보로 선대위 구축을 마무리한 것.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이명박 정부 때 대통령실장을 지낸 임태희 전 한경대 총장을 선대위 요직에 기용하라고 추천하면서 “공동선대위원장은 당 외부의 참신한 인물들로 내세워야 한다”고 제안했고 윤 후보는 이를 수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임 전 실장은 총괄상황실장 또는 종합상황실장으로 선대위 실무를 총괄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임 전 실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선대위 조직이 어떻게 꾸려지는지 아직 들은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 공동선대위원장은 비정치인 영입 추진
실제 윤 후보는 당초 중진 의원들로 거론되던 공동선대위원장에 비정치인 전문가들을 영입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이다. 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제안하기 전부터 참신한 인물들을 공동선대위원장으로 내세우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왔다”고 설명했다. 당 일각에선 당내 중진 가운데 정진석 국회부의장과 김기현 원내대표만 공동선대위원장에 임명하고 나머진 일명 ‘조국 흑서’의 공동 저자인 권경애 변호사 등 비정치인을 차례로 임명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 당에 계신 분들과 당 밖에 계신 분들, 두 가지가 잘 조화될 수 있도록 구성할 생각”이라고 했다.3각 체제 구축은 마무리됐지만 윤 후보 비서실장에 김종인 전 위원장이 반대해왔던 장제원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면서 갈등의 불씨가 남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장 의원은 이날 윤 후보와 함께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를 찾아 윤 후보의 옆자리에서 예배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