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추진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이 본격 시행되면서 전국 유치원 및 초·중·고등학교의 전면등교가 시작됐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오랜만에 교실에서 직접 친구들을 만날 기대감에 부풀었지만 신규 확진자 수가 연일 3000명을 웃돌면서 학부모들은 여전히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감을 나타냈다.
22일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준비 기간 3주를 마치고 수도권 등 전국에서 전면등교가 시작됐다. 비수도권은 지난 9월6일 이후 전면등교를 실시했지만 수도권의 초·중학교 등은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우려해 부분적 등교를 진행해왔다. 교육부는 수도권 학교 중 일부 과밀·과대학교를 제외하고 전체 97%가 전면등교를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전면등교가 실시됨에 따라 이날 이른 아침부터 학교를 찾는 학생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이어졌다. 상대적으로 등교 시간이 빠른 중학교와 고등학교의 경우 오전 8시께부터 본격적인 등교 행렬이 시작됐다.
이날 등굣길에 만난 중학교 1학년생 최모양은 “온라인 수업보다는 직접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듣는 게 집중이 더 잘 되는 것 같다”며 “오랜만에 친구들도 볼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등교 시간 막바지인 오전 8시30분께가 되자 교문 앞에 자녀들을 내려주려는 학부모들의 차량 행렬이 이어졌다. 학부모들은 자녀들이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지켜봤고, A고등학교의 한 교사는 건물 입구 앞에서 학생들이 들어가기 전에 손소독제를 사용하도록 지도했다.
중·고등학교의 등교가 끝나자 초등학생들의 등교가 시작됐다. 서울 구로구의 C초등학교 인근 횡단보도에는 학생들의 등교 지도를 위한 학교보안관과 자원봉사자들이 배치됐다. 이들은 횡단보도 신호가 바뀔 때마다 ‘정지선을 지켜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깃발을 들고 초등학생들을 인솔했다. 학교보안관은 한 손에 경관봉을 들고 차량들을 통제했다.
중·고등학생들과 달리 초등학생의 경우 학부모와 함께 등교하는 경우가 많았다. 학부모들 대부분은 자녀들이 학교 건물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손을 흔들면서 교문 앞에서 기다렸다. 한 학부모는 학교 안으로 뛰어 들어가려는 자녀를 붙잡고 가방에 치약·칫솔 세트를 넣어줬다.
이어 “아이들이 학교에서 친구들을 만나고 직접 수업을 듣는 게 정서적이나 교육적으로도 더 도움이 될 것 같기는 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초등학생 손자와 함께 학교를 찾은 할머니 장모씨는 “전면등교가 아직 불안하기는 한데 개인도 그렇고 학교도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킬 거라 믿고 아이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학부모들의 우려와 달리 초등학생들 대다수는 전면등교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오전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D초등학교 앞에서 만난 6학년생 윤모양은 “5학년 때는 아예 학교 자체를 많이 못 와서 너무 심심했는데 오랜만에 전면등교를 하니까 설레고 좋다”며 “오늘 학교에 오는 길에도 어려 보이는 동생들을 봤는데 빨리 같이 놀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