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이 내년도 부스터샷(추가 접종분) 코로나19 백신 물량으로 mRNA 백신만 추가 구매 계약하면서, 접종 옵션이 제한적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작용 등으로 mRNA 백신을 못 맞는 사람들을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앞서 홍정익 질병관리청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 예방접종기획팀장은 지난 18일 온라인 백브리핑에서 “아스트라제네카(AZ)와 추가 구매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 더 이상 구매할 계획은 없다”며 “얀센 백신도 내년 구매 계획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도 백신 신규 구매가 화이자·모더나 등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밝혀왔다. 현재 내년 부스터샷 물량으로 추가 구매 계약을 완료한 백신은 화이자뿐이다. 지난 8월13일 화이자 백신 3000만회분을 구매한 데 이어 이달 5일 3000만회분을 더 샀다. 이 확정물량 6000만회분에, 필요할 경우 추가 구매할 수 있는 옵션 물량 6000만회를 더해 총 1억2000만회분을 확보했다.
신규 구매는 mRNA로 하되, 미리 사둔 노바백스를 일부 사용하는 전략이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노바백스를 제외하면 모두 mRNA 백신으로 편성됐다”며 “하지만 mRNA 백신 접종이 불가능한 사람들이 분명히 있다. mRNA 백신에 들어있는 PEG(폴리에틸렌 글라이코) 물질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아나필락시스가 발생하면 다시 mRNA 백신을 맞기 힘들다. 다른 부작용이 있거나 평소에 심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 역시 접종하기 어렵다. 이들을 위해 다른 옵션들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아직은 각 백신의 효능·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볼 수 없다. 시간이 지나면 바이러스 벡터 백신의 지속성, 세포면역이 오래 간다는 연구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며 “우리나라 규모에선 여러 상황을 대비해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확보하는 게 유리하다. 바이러스 벡터 중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가계약 형태로라도 일부 확보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교차 접종자의 부스터샷 접종에도 혼선이 올 수 있단 지적이다. AZ와 화이자를 교차접종한 접종자가 만일 mRNA 백신(화이자·모더나)을 접종하기 어려운 경우, 3차 부스터로 얀센 혹은 노바백스를 맞아야 하는 상황이 생긴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백신의 효능·안전성이 충분히 검증되려면 최소 3년 이상, 통상 10년은 걸린다”며 “임상시험 당시 예측하지 못한 안전성 이슈는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 변이에 효과적인 mRNA 백신 중심으로 편성하는 건 자연스럽지만, 100% mRNA만 추가 구매하는 건 편향적이다. 일부라도 구매해 만약의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