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펑솨이, 이번엔 IOC위원장과 영상통화

입력 | 2021-11-23 03:00:00

前부총리 성폭력 폭로 뒤 신변 논란
“올림픽 개최에 영향 끼칠 수 있어” 서방 IOC위원 압박 하루만에 성사
WTA “다행이지만 여전히 안전 우려”



웃고 있는 펑솨이 21일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왼쪽)과 영상 통화를 하며 화면 속에서 웃고 있는 펑솨이. IOC 제공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신변 이상설이 돈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35)와 21일 영상 통화를 했다고 밝혔다. 펑솨이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집권 1기에 부총리를 지낸 장가오리(75)에게 성폭행 당했다고 폭로한 지 19일 만이다. 펑솨이는 통화에서 “잘 지낸다”고 했다지만 그가 정말 자유로운 상황에 있는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IOC는 21일 성명을 통해 바흐 위원장과 엠마 테르호 IOC 선수위원장, 리링웨이 중국 IOC 위원이 이날 평솨이와 약 30분간 통화했다고 밝혔다. 통화에서 펑솨이는 “나는 베이징의 집에서 안전하게 잘 지낸다. 지금은 내 사생활을 존중받고 싶다”고 설명했다고 IOC는 전했다. 펑솨이는 또 당장은 친구,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길 원하지만 테니스는 계속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바흐 위원장이 내년 1월 베이징에서 펑솨이를 저녁식사에 초대하겠다고 하자 펑솨이도 받아들였다고 IOC는 전했다. 테르호 선수위원장은 “펑솨이가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편안해 보였다”고 했다. IOC는 바흐 위원장과 펑솨이의 통화 모습이 담긴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이날 통화는 캐나다 출신의 딕 파운드 IOC 위원이 20일 “(펑솨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베이징 올림픽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국을 압박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그러나 펑솨이의 안전을 우려해 온 여자테니스협회(WTA)는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최근 영상으로 펑솨이를 볼 수 있어 다행”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펑솨이가 검열이나 강압 없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지, 안전한지에 관한 WTA의 우려가 줄어드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WTA 투어 대변인도 22일 “안전하다고 믿기에는 충분치 않다”고 로이터통신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밝혔다. 바흐 위원장과의 영상 통화가 펑솨이의 뜻에 따라 자유롭게 이뤄진 것인지 확실치 않다는 취지다.

펑솨이는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장 전 부총리가 2007년 자신을 성폭행했고, 이후 수년 동안 부적절한 관계를 강요했다고 폭로했다. 이 글은 20여 분 만에 삭제됐고, 이후 펑솨이의 행방이 묘연해지면서 감금설 등이 퍼졌다. 중국 관영 매체가 펑솨이가 보냈다는 이메일을 트위터에 공개하고, 식당이나 행사장에 나타난 펑솨이라며 사진과 동영상을 올리기도 했지만 그의 안전에 대한 우려는 국제적으로 확산됐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