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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김병준 인선 불만에 합류 보류… 尹 “金, 하루이틀 달라 해”

입력 | 2021-11-23 03:00:00

국민의힘, 선대위 구성 막판 파열음
金 “시간 더 달라고 한적 없어”…‘김병준-김한길과 3각체제’ 난기류
장제원 비서실장 추진 등 불만 표출… 尹측 “김종인 자리 비워두고 갈수도”
공동선대위장엔 ‘올드보이’ 희석할 ‘중도-여성-2030 인사’ 영입 추진



국민의힘, 김영삼 6주기 추모 묵념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 김기현 원내대표(왼쪽부터)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 앞서 김영삼 전 대통령 서거 6주기를 맞아 추모 묵념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이 최종 인선 직전 이상기류에 휩싸였다. 윤 후보가 총괄선대위원장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을 발표한 지 불과 하루 만인 22일 김 전 위원장이 선대위 구성에 불만을 드러내며 윤 후보 측에 자신의 인선에 대한 당 최고위원회의 추인 절차를 보류해 달라고 요구해 파열음이 노출된 것이다.


김종인, 선대위 합류 유보


윤 후보는 이날 오전 당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이준석 대표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인선하는 안건을 올렸다. 하지만 김종인 전 위원장의 총괄선대위원장 인선 안건은 올리지 않았다. 윤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하루 이틀 시간을 좀 더 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윤 후보가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의 3각 체제 확정을 발표한 지 불과 하루가 지난 시점이었다. 김 전 위원장은 전날 밤 측근인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을 통해 이런 요구를 윤 후보에게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위원장은 최고위 직전 이준석 대표, 임 전 실장과 만나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내정 등 윤 후보 인선이 일방적이라며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20일 회동 때 김 전 위원장이 김병준 위원장 인선에 동의했다고 받아들였지만 김 전 위원장의 생각은 달랐다는 것. 윤 후보가 장제원 의원의 후보 비서실장 인선을 추진하는 걸 두고도 신경전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윤 후보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김종인 위원장의 반응이 사이가 껄끄러운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때문인가’라는 질문에 “여러분이 취재해 보라. 나도 정확하게 모르겠다”며 불쾌감을 드러내는 듯한 답변을 하기도 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이날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에게 “할 말이 없다”며 “내가 하루 이틀 고민하는 시간을 갖겠다고 이야기한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윤 후보를 만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이에 윤 후보 측에서는 총괄선대위원장 자리를 비워놓고 선대위가 출범할 수 있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윤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 한 사람에게만 전권을 주지 않겠다는 뜻이 강한 만큼 김 전 위원장 합류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이날 김 전 위원장을 만난 측근 정태근 전 의원은 기자들에게 “(김 전 위원장이) 지금 선대위 구성 방향에 대해 긍정적으로 보는 건 아닌 거 같다”며 “금방 합류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임 전 실장은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은 선대위 내 자리들의 역할이 무엇인지 정확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며 “확신이 설 때까지 시간을 갖겠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공동선대위원장에 권경애 윤희숙 이수정 금태섭 거론

윤 후보는 당 선거대책위원회의 공동선대위원장들을 ‘중도, 여성, 2030세대’ 콘셉트로 가져가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참신한 이미지의 젊은 전문가들을 영입하겠다는 것. 윤 후보가 21일 발표한 3각 체제가 ‘올드보이’ 이미지라는 지적이 나오자 이를 희석해 젊은층의 표심을 얻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윤 후보 측은 2030세대에 접근할 수 있는 비교적 젊은 중도 성향의 인물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기존에 거론되던 5선의 주호영 전 국민의힘 원내대표, 나경원 전 의원 등 당 중진 그룹은 지역 선대위원장으로 역할을 돌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윤 후보 측은 범죄심리학자로서 여성·아동 인권 문제에 앞장서 온 이수정 경기대 교수, 일명 ‘조국 흑서’의 공동저자인 권경애 변호사 등과 물밀 접촉을 벌이고 있다. 윤 후보는 ‘나는 임차인입니다’ 연설로 주목받았던 경제 전문가 윤희숙 전 국민의힘 의원도 직접 접촉하고 있다. 윤 전 의원은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내가 잘하는 방식 중 도울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후보와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종인 전 위원장과 가까운 더불어민주당 출신의 금태섭 전 의원도 영입 대상이다. 금 전 의원은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직접 직책 제안을 받은 건 없다”며 말을 아꼈다.
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