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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전 대통령 장례는…국가장 대상은 되지만 현충원은 못 간다

입력 | 2021-11-23 11:00:00


전두환이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에 출석하기 위해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을 나서고 있다. 2021.8.9/뉴스1 © News1

23일 숨진 전두환 전 대통령은 전직 국가원수 예우를 받아 국가장(國家葬)으로 장례를 치를 수는 있지만, 국립묘지에는 안장될 수 없다.

정부와 국회에 따르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현행법상 ‘국가장법’ 대상이지만 ‘국립묘지법’의 적용은 받을 수 없다. 이에 따라 유족이 원할 경우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를 수 있지만 묘소는 현충원에 마련할 수 없다.

전직 대통령의 장례 절차는 ‘국가장법’과 ‘국립묘지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행정안전부와 국가보훈처가 주관한다. 국가장은 행안부 장관의 제청으로 국무회의가 심의하며 현직 대통령이 결정한다.

국가장이 결정되면 행안부 산하 ‘장례위원회’가 설치되며, 장례 기간에는 조기가 게양된다. 장례위는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거나 위촉하는 위원장 1명과 6명 이내의 부위원장 등으로 구성된다. 유족은 위원을 추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장을 결정하면 전 전 대통령은 김영삼·노태우 전 대통령에 이어 세 번째로 ‘국가장’ 예우를 받는 전직 국가원수가 된다.

문제는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역사적 평가’다. 12·12 군사반란으로 정권을 찬탈하고,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유혈진압 한 장본인이었던 만큼, 국가장 결정 여부를 둘러싼 논란이 예상된다. 정부는 현행법상 전 전 대통령의 유족이 국가장을 희망하면 거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앞서 조오섭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6월 국민 정서에 반하는 중대 범죄를 저지른 사람의 경우 국가장법 적용을 배제하도록 하는 ‘전두환 국가장 방지법’(국가장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지만, 여야 심의를 받지 못하고 현재까지 계류된 상태다.

조 의원실은 “5·18 민주화운동 탄압의 책임자가 법적 한계로 국가장을 치른다면 국민적 지탄을 받을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전 전 대통령의 국가장을 막을 방법이 없다”고 했다. 행안부 관계자도 “국무회의 심의는 현행 국가장법에 근거해 판단하기 때문에 정부가 임의로 다른 판단을 내리긴 어렵다”고 했다.

다만 전 전 대통령이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르더라도 국립묘지에는 안장될 수 없다. 보훈처는 지난 2019년 내란죄와 외환죄가 확정된 이후 사면·복권된 전직 대통령에 대해 “국립묘지 안장 결격 사유가 해소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 News1

현행 ‘국립묘지법’은 전직 대통령이나 국가장으로 장례를 치른 이는 국립묘지에 안장하도록 했지만, 내란죄 등으로 금고 이상의 실형이 확정된 이는 안장될 수 없도록 정하고 있다. 전 전 대통령처럼 사면된 경우에 대해서는 명시 규정이 없지만, 보훈처는 법무부 유권해석을 받아 ‘안장 불가’ 판단을 내렸다.

보훈처는 이날 “국가유공자 등 예우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79조 제1항 제2호 등에 해당하는 죄로 실형을 받은 경우 국립묘지 안장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며 “전 전 대통령은 내란죄 등의 실형을 받았기 때문에 국립묘지법상 국립묘지 안장 배제 대상”이라고 밝혔다.

보훈처 관계자는 “법무부로부터 전 전 대통령은 국립묘지법상 안장 대상 결격사유가 해소되지 않았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며 “특별사면이나 복권을 받아도 국립현충원에 안장하는 절차는 밟을 수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