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했다. 향년 90세. 지병을 앓아온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전 전 대통령은 자택 내에서 쓰러져 오전 8시55분께 경찰과 소방에 신고됐으며 경찰은 오전 9시12분께 사망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2019년 3월11일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고인으로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2021.11.23/뉴스1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유족은 전씨의 유언에 따라 화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의 최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은 이날 오전 전씨의 연희동 자택 앞에서 취재진에게 “(전 전 대통령이) 평소에도 죽으면 화장해서 그냥 뿌리라고 가끔 말씀하셨다”며 “가족은 유언에 따라 그대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 전 비서관은 2017년 발간된 전씨의 회고록 일부 대목이 유언이라고 전했다. 책에는 “건강한 눈으로 맑은 정신으로 통일을 이룬 빛나는 조국의 모습을 보고 싶다. 그 전에 내 생이 끝난다면 북녘 땅에 바다 보이는 전방의 어느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있으면서 그날을 맞고 싶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어 “33년 전 백담사 가시던 날 성명에도 발표하시고 피해자들한테 여러차례 미안하다는 뜻을 밝히셨고 광주 청문회 때도 말씀하셨다”며 “대통령이 되신 후 광주 사태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들을 충분히 못하셨기 때문에 그런 점에 대해서 유감스럽다고 했다”고 말했다.
민 전 비서관에 따르면 시신은 이날 중 신촌 세브란스 병원 영안실로 이송할 예정이며 장례식은 가족이 미국에 체류중인 3남 가족이 서울로 돌아온 뒤 가족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전씨는 이날 오전 8시45분쯤 자택에서 쓰러졌는데 당시 집안에는 부인 이순자씨만 있었다.
경호팀의 신고를 받고 오전 8시55분쯤 출동한 경찰은 오전 9시12분 쓰러진 사람이 전 전 대통령임을 확인했다.
전씨가 숨진 이날은 33년 전 그가 12·12사태와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백담사로 유배를 떠난 날과 같다. 또 1979년 12·12 군사 쿠데타를 함께 주도한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사망한지 29일 만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