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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북녘 보이는 고지에 백골로” 유언…가족장할 듯

입력 | 2021-11-23 11:12:00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사망했다. 향년 90세. 지병을 앓아온 전 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숨졌다. 전 전 대통령은 자택 내에서 쓰러져 오전 8시55분께 경찰과 소방에 신고됐으며 경찰은 오전 9시12분께 사망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2019년 3월11일 5·18 민주화운동 관련 피고인으로 광주지방법원에 들어서고 있는 모습. 2021.11.23/뉴스1


전두환 전 대통령이 23일 향년 90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유족은 전씨의 유언에 따라 화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씨의 최측근인 민정기 전 청와대 공보비서관은 이날 오전 전씨의 연희동 자택 앞에서 취재진에게 “(전 전 대통령이) 평소에도 죽으면 화장해서 그냥 뿌리라고 가끔 말씀하셨다”며 “가족은 유언에 따라 그대로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민 전 비서관은 2017년 발간된 전씨의 회고록 일부 대목이 유언이라고 전했다. 책에는 “건강한 눈으로 맑은 정신으로 통일을 이룬 빛나는 조국의 모습을 보고 싶다. 그 전에 내 생이 끝난다면 북녘 땅에 바다 보이는 전방의 어느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있으면서 그날을 맞고 싶다”는 내용이 담겼다.

5·18 피해자 유족에게 남긴 말이 없냐는 질문에는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며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언제 어떻게 그 당시 공수부대를 지휘했고 발포 명령을 했느냐 하는 것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거기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한다. 발포 명령은 있지도 않다는 게 재판에서 나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33년 전 백담사 가시던 날 성명에도 발표하시고 피해자들한테 여러차례 미안하다는 뜻을 밝히셨고 광주 청문회 때도 말씀하셨다”며 “대통령이 되신 후 광주 사태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들을 충분히 못하셨기 때문에 그런 점에 대해서 유감스럽다고 했다”고 말했다.

민 전 비서관에 따르면 시신은 이날 중 신촌 세브란스 병원 영안실로 이송할 예정이며 장례식은 가족이 미국에 체류중인 3남 가족이 서울로 돌아온 뒤 가족장으로 치를 예정이다.

전씨는 이날 오전 8시45분쯤 자택에서 쓰러졌는데 당시 집안에는 부인 이순자씨만 있었다.

경호팀의 신고를 받고 오전 8시55분쯤 출동한 경찰은 오전 9시12분 쓰러진 사람이 전 전 대통령임을 확인했다.

전씨는 발견 당시 심정지 상태였다.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전씨는 그동안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골수종을 앓았다.

전씨가 숨진 이날은 33년 전 그가 12·12사태와 5·18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책임을 지고 백담사로 유배를 떠난 날과 같다. 또 1979년 12·12 군사 쿠데타를 함께 주도한 노태우 전 대통령이 지난달 26일 사망한지 29일 만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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