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 필리핀대사 比관광지 추천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원뿔’로 불리는 필리핀 활화산 ‘마욘산’(왼쪽 사진). 키세스 초콜릿 모양 언덕 1200여 개가 모여 있는 보홀의 ‘초콜릿힐’. 필리핀관광청 제공
“필리핀은 7000개 이상의 섬으로 이루어진 자연과 생태가 살아 있는 청정한 여행지입니다. 내년 상반기 관광 재개를 위해 현재 많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마리아 테레사 디존데베가 주한 필리핀대사(사진)는 10일 서울 용산구 회나무로 필리핀대사관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과 필리핀 사이의 국제관광이 하루빨리 재개되길 기원한다”며 이렇게 밝혔다.
“필리핀의 현재 접종 완료율은 30% 정도이지만 보홀과 세부, 보라카이, 팔라완 등 국제공항이 있는 관광지 업계 종사자들의 접종률은 90%가 넘습니다. 일일 확진자 수도 현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필리핀 관광부는 5일부터 12월 5일까지 한국의 7개 패키지투어 여행사와 함께 ‘필리핀 온라인 사전 예약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올해 10월 새롭게 국제공항을 오픈한 ‘비콜’ 지역을 추천합니다. 마닐라에서 동남쪽 377km 가량 떨어진 루손섬 남부 반도지역인 비콜은 경이로운 자연 풍경과 맛있는 요리로 입소문이 난 곳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완벽한 원뿔’로 불리는 활화산 ‘마욘산’에서 용암길을 트레킹하고, 온천과 ATV 체험, 미시비스베이에서 고래상어, 만타레이(초대형 가오리)를 보면서 스킨스쿠버 다이빙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칠리 아이스크림 등 고추를 베이스로 한 음식이 많아 한국인들 입맛에도 맞는 여행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이어 보홀의 ‘초콜릿힐’도 추천했다. 키세스 초콜릿 모양 언덕 1200여 개가 모여 있는 이곳은 12월∼5월 건기 시즌에 방문하면 풀이 진한 갈색으로 변해 초콜릿을 닮은 풍경을 배경으로 인생사진을 남길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루손 섬 북쪽인 ‘바나우에 계단식 논’은 1995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명소다. 2000년 전에 이푸가오족이 코르딜레라스 산맥의 해발 700∼1500m 고지대의 산등성이에 만든 이 논은 ‘인간의 노력이 만들어낸 신비로운 생활문화경관’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논두렁을 모두 이으면 그 길이가 2만 km가 넘어 세계 8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손꼽힌다. 골프 여행지로 알려진 클라크와 ‘필리핀 미식의 수도’로 꼽히는 팜팡가 지역도 추천했다.
“필리핀 정부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것이 환경보호입니다. 팔라완에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하강이 있는데, 동굴에 조명을 설치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르도록 두었습니다. 보라카이 해변은 정부와 지자체가 노력한 결과 2년 전에 비해 눈에 띄게 많이 달라졌습니다. 코로나 이후 관광이 재개된 후에도 계속 청정한 상태를 유지해 나가도록 대책을 마련했습니다.”
“경북 영주의 국립산림치유원에 다녀왔는데, 숲이 아름다워 인상 깊었습니다. 차를 좋아해 부임 기간 동안 제주, 보성 등의 녹차밭도 꼭 가보고 싶습니다. 현재 필리핀에서는 K팝 스타의 뮤직비디오 촬영지, 한류 드라마 촬영지 등을 가고 싶어 하는 팬들이 많습니다. 관광이 재개되면 필리핀에서도 한국 여행에 대한 인기가 대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