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전보다 163조 증가… 사상 최대 집값 급등 여파 주담대 증가폭 커 한은, 내일 기준금리 추가인상 유력 가계 이자 부담 더욱 커질듯
가계부채가 올해 3분기(7∼9월)에만 37조 원 가까이 불어나 1845조 원에 육박했다. 집값, 전셋값 급등 여파로 주택담보대출이 5년여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한국은행이 25일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가계의 이자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은이 23일 발표한 ‘3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9월 말 현재 가계신용 잔액은 1844조9000억 원으로 6월 말에 비해 36조7000억 원 증가했다. 사상 최대치를 또 경신한 것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163조1000억 원(9.7%) 늘었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가계대출과 결제 이전 카드 사용액(판매신용)을 더한 실질적인 가계부채로, 올 1분기(1∼3월)부터 전년 동기 대비 9%가 넘는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가계신용 대부분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역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1744조7000억 원으로 3개월 새 37조 원 늘었다. 금융당국의 전방위 규제에도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면서 전체 대출 증가세를 이끌었다. 9월 말 주택담보대출은 969조 원으로 3분기에만 20조8000억 원 늘었다. 분기 기준 증가액으로 2016년 4분기(24조2000억 원) 이후 가장 컸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택 매매와 전세 관련 대출 수요가 계속된 데다 3분기에도 집단대출이 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규제 강도가 더 셌던 신용대출은 그마나 증가세가 주춤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775조7000억 원으로 3개월 새 16조2000억 원 불었다. 2분기(23조8000억 원)보다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를 대출자의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는 등 대출 조이기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