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주 교수 ‘조조의 재발견’ 펴내… “황제에 잘 보이려 글 쓰던 시대 조조는 실권자 동탁 詩로 비판… 문인 모여들어 중국 첫 문단 형성 조씨의 한나라 계승에 반발 세력, 일가 몰살 등 간악한 이미지 씌워”
김학주 서울대 명예교수는 “조조는 낮에는 군사 업무에 몰두하다 밤이면 늘 경전을 공부한 사람”이라며 “다른 시대에 태어났다면 조조는 훌륭한 문인으로 남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조조는 문인으로서 공로가 큽니다. 중국 전통문학이 조조로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22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자택에서 만난 원로 중문학자 김학주 서울대 명예교수(87)는 조조(155∼220)에 대한 평가를 이렇게 밝혔다. 김 명예교수는 중국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 시대 문학사를 정리하다가 조조가 현실참여의 문학사조를 중국에서 처음 창시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한다. 그는 세상에 간웅으로만 알려진 조조의 일생을 재평가한 책 ‘조조의 재발견’(연암서가)을 20일 출간했다.
김 명예교수는 조조 이전 중국 시는 문인들이 황제에게 잘 보여 출세하기 위해 지은 게 다수라고 말한다. 중국 전한시대 문인 사마상여(기원전 179∼기원전 117)가 한 무제(기원전 156∼기원전 87)에게 사냥하는 황제의 위엄을 칭송하는 시 ‘상림부(上林賦)’를 바치고 중랑장(中郞將·황제 근위병을 통솔하는 장수) 벼슬에 오른 게 대표적이다.
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