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 유럽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220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 경고가 나왔다.
23일(현지시간) AFP통신에 따르면, WHO는 유럽의 확산세가 지속된다면 내년 3월 1일까지 유럽 53개국에서 70만명의 추가 사망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 통계 사이트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이날 현재 유럽의 누적 사망자 수는 약 140만명으로 집계되고 있다.
WHO는 “내년 3월 1일까지 유럽 53개국 중 49개국은 심각한 중환자실 부족 현상을 겪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유럽이 또다시 코로나19의 진원지가 된 배경으로는 Δ일부 국가의 낮은 백신 접종률 Δ전염성 강한 델타 변이의 유행 Δ추운 날씨로 인한 실내 활동 증가 Δ방역 규제 완화 등이 꼽히고 있다.
EU 전체의 백신 접종 완료율은 67.7%지만 나라마다 편차가 크다. 특히 동유럽 국가들은 백신 접종률이 상당히 낮은 편으로, 특히 불가리아의 경우 2차 접종까지 마친 인구가 전체의 24.2%에 불과하다. 반면 포르투갈의 경우 전체 인구의 86.7%가 2차 접종을 마쳤을 정도로 백신 접종률이 높다.
5차 확산을 겪고 있는 프랑스의 일일 확진자 수는 23일 기준 3만454명으로 집계됐다. 프랑스의 하루 신규 확진자가 3만명을 넘은 것은 지난 8월11일(3만920명) 이후 약 3개월 반 만이다. 일주일간의 평균 신규 확진자 또한 지난 8월24일 이후 처음으로 2만명을 넘어섰다.
체코 또한 일일 확진자가 1만명대 중반에 접어들자 60대 이상 노년층과 보건·사회복지 분야 종사자 등 일부 직종에 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의무화를 검토하고 있다.
체코의 이웃나라인 슬로바키아 또한 미접종자에 대한 제한 조치를 실시하고 있다. 또다른 인접국인 헝가리도 보건 및 의료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의무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미 오스트리아는 지난 22일부터 서유럽 국가 중 최초로 전국적인 봉쇄 조치를 다시 도입했다. 그리스와 프랑스, 독일 등은 코로나19 백신의 3차 접종 의무화를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주간 감염률이 사상 최고치인 인구 10만명당 399.8명에 이르자 각 지자체들이 자체적으로 봉쇄령을 내렸다. 독일 국방부는 조만간 군인들을 위한 필수 접종 백신 목록에 코로나19 백신을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스 클루게 WHO 유럽담당 사무국장은 유럽과 중앙아시아가 어려운 겨울을 맞이할 것이라며 예방접종과 함께 사회적 거리두기와 마스크 사용, 손 씻기 등의 ‘백신 플러스’ 접근법을 요구했다.
WHO는 최근 연구 결과를 인용해 안면 마스크가 코로나19 발생률을 53% 감소시켰다면서 내년 3월1일까지 16만여명의 사망을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방역 조치 강화에 반발하는 움직임이 거세다. 오스트리아와 벨기에, 네덜란드, 카리브해의 프랑스령 과들루프섬과 마르티니크섬 등지에선 방역 규제에 반대하는 폭력 시위가 들끓었다.
특히 네덜란드에서는 폭죽으로 경찰을 공격하거나 거리에 불을 지르는 등의 장면이 목격됐으며 현장에서 최소 21명이 경찰에 체포됐다. 마르크 뤼테 총리는 이런 움직임을 두고 “멍청이들(idiots)이 순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며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벨기에 브뤼셀에서도 3만5000명 규모의 시위가 비슷한 양상으로 벌어지며 현지 정부도 폭력 시위 규탄에 나섰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