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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데이트폭력 살인 조카 변호…고통스러운 기억”

입력 | 2021-11-24 19:37:0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2021.11.8/뉴스1 ⓒ News1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데이트폭력에 대한 특별 대책을 강구하겠다며 과거 조카의 전 여자친구 살해 사건 변호를 맡았던 것을 사과했다.

이 후보는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23일) 밤 양주시에서 최근 발생한 데이트폭력 피해자 유가족과 간담회를 가졌다. 창졸간에 가버린 외동딸을 가슴에 묻은 두 분 부모님의 고통을 헤아릴 길이 없었다”며 “제게도 아픈 과거가 있어 더욱 마음 무거운 자리였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제 일가 중 일인이 과거 데이트폭력 중범죄를 저질렀는데, 그 가족들이 변호사를 선임할 형편이 못 돼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며 “이미 정치인이 된 후여서 많이 망설여졌지만 회피가 쉽지 않았다. 그 사건의 피해자와 유가족분들에게 깊은 위로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전했다.

그가 언급한 ‘데이트폭력 중범죄’는 2006년 5월 서울 강동구에서 벌어진 모녀 살인사건이다.

당시 이 후보 조카 김모 씨는 헤어진 전 여자친구 A 씨가 살던 집을 찾아가 흉기로 A 씨와 그의 어머니를 약 20회가량 찔러 살해했다. 당시 이 후보는 1·2심 변호인을 맡았고 조카가 ‘충동조절능력의 저하로 심신미약의 상태에 있었다’며 심신미약 감형을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씨는 2007년 2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이 후보는 “데이트폭력은 모두를 불행에 빠뜨리고 처참히 망가뜨리는 중범죄”라며 “제게도 이 사건은 평생 지우지 못할 고통스런 기억이다. 어떤 말로도 피해자와 유족들의 상처가 아물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시는 우리 사회에 이런 범죄가 일어나지 않게 해야 하지만 안타깝게도 시간이 지날수록 데이트폭력은 증가할 뿐만 아니라 더 흉포화하고 있다”며 “한때 가까웠던 사이라는 것은 책임가중사유이지 책임감경사유는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이 후보는 “피해 예방을 위한 교육 등 사전방지조치와 가해행위에 대한 가중처벌은 물론 피해자 보호를 위한 특별한 조치가 검토되어야 한다”며 “여성과 사회적 약자, 나아가 모든 국민이 폭력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두가온 동아닷컴 기자 ggga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