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컨슈머 리포트]〈3〉중고거래 플랫폼 사기 논란
이달 초 정모 씨(41)는 급한 마음에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에 접속해 ‘요소수’를 검색했다. 25t 화물차로 생계를 유지하는 부모님을 대신해서였다. 평소 10L에 1만 원도 안 하던 요소수 가격이 중고 시장에서 7만 원 이상으로 치솟아 있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4만 원에 급하게 넘긴다’는 글을 보고 판매자에게 전화를 걸었다. 판매자는 “회사에서 물량을 몰래 빼돌려 파는 것”이라며 “낱개로는 안 파니 10개 이상 구매하라”고 유도했다. 정 씨는 40만 원을 보내고 며칠을 기다렸지만 제품은 오지 않았다.
비대면 일상화로 온라인 중고 거래 플랫폼 이용이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사기 거래 등 소비자 피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의 가치소비 트렌드에 힘입어 최근 가장 유망한 유니콘 기업으로 부상 중인 중고 거래 플랫폼들이 보다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최첨단 플랫폼에서도 끊이지 않는 사기 거래
24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중고 거래 시장은 2008년 4조 원 규모에서 지난해 약 20조 원으로 꾸준히 성장했다. 중고 거래는 전 세계적으로 MZ세대를 중심으로 커지는 추세다. 미국 중고 의류 유통업체 스레드업의 ‘2021 리세일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중고 거래 시장 규모는 지난해 270억 달러(약 32조 원)에서 2025년 770억 달러(약 91조 원)로 2.8배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윤덕환 마크로밀 엠브레인 이사는 “친환경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MZ세대 특성상 중고 거래 시장은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 중고 거래 핵심 ‘신뢰’ 지킬 근본 대책 필요
하지만 전문가들은 중고 거래 플랫폼의 핵심이 ‘신뢰’에 기반한 거래인 만큼, 보다 근본적인 대책과 제도 개선 등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당근마켓이 성장한 것도 ‘동네 사람’끼리 사고파니까 안전하다는 믿음이 기반이 된 것”이라며 “관련 대응책을 제대로 마련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과도 직결될 것”이라고 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