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가루 등 재료값 월 30만원 더들어… 물가급등에 손님 줄어 장사 접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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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손님이 ‘근처 붕어빵 가게가 2개에 1000원으로 올려서 이젠 안 간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가격을 안 올리고 버티고 있는데 솔직히 너무 힘들어요.”
서울 마포구 아현동에서 12년간 붕어빵 장사를 해온 임모 씨(65)는 한숨을 내쉬며 이렇게 말했다. 임 씨는 평소 거래해오던 업체 사장으로부터 지난달 밀가루 반죽과 팥 1kg당 1000원씩 인상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임 씨는 “그렇지 않아도 최근에 가스비가 3만 원대에서 1만 원 가까이 인상됐는데 이제는 원재료 값에만 최소 월 30만 원이 더 든다”며 “먹고살려고 장사하는데 요즘은 가끔 눈물이 난다”고 했다.
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며 지난달 생산자 물가가 13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오른 가운데 고물가의 영향으로 겨울철 시민들의 길거리 간식들이 사라지고 있다. 노점상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원재료 값까지 오르면서 더 이상 버티기 힘든 수준”이라고 토로한다.
노점상인들은 코로나19에 고물가까지 겹치면서 길거리에서 겨울철 간식 장사를 하는 상인들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서대문구 신촌역 인근에서 12년간 호떡과 찐옥수수 장사를 해온 최모 씨(61)는 “지난달에 식용유 18L짜리 한 통에 7000원, 옥수수는 박스당 3000원이 올라 어쩔 수 없이 메뉴판에 옥수수 값을 500원 인상했는데 단골손님들의 성화에 며칠 안 가 다시 원상 복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로 길거리에 사람 자체가 줄어서 매출은 30%가량 줄었는데 물가가 오르다 보니 오히려 장사하기가 더 힘들어졌다. 건너편에 장사하던 가게들 중 이번 여름에 장사를 접은 곳이 부지기수”라고 했다.
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