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멘트 출하량이 평소의 20% 수준으로 급감했어요.”
중견 시멘트 업체 관계자는 25일 화물연대 총파업과 관련해 “총파업에 대비해 급한 대로 시멘트 재고량을 늘렸으나,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관계자는 “시멘트와 골재 등을 운반하는 덤프트럭 등 운반 차량들이 운항을 중단하면서 생산라인의 가동이 멈췄다”고 전했다.
화물연대의 총파업 직격탄을 맞은 시멘트·레미콘 업계가 비상이다. 화물연대 조합원들의 파업으로 시멘트·레미콘 생산에 필요한 각종 원료 수송과 제품 출하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이미 화물연대 차량이 진입로를 막아 벌크 시멘트 트레일러(BCT) 차량 운행이 전면 중단됐고, 화물연대 소속 BCT 차주들이 파업에 동참하면서 일부 업체에선 시멘트 출하도 멈췄다. 화물연대에 소속된 BCT 차량은 700여로, 전체 운송 차량의 20% 남짓이지만, 화물연대가 비노조 차량의 진·출입을 봉쇄하기 때문에 시멘트 공장의 원자재 수급과 제품 출하가 중단되고 있다.
업계에선 화물연대 파업 사태가 확산할 경우, 시멘트와 레미콘 등 각종 건설자재 반입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한 시멘트 업체 관계자는 “화물연대 소속 차량들이 출입문을 막아놔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하루에 생산하는 시멘트를 수용할 수 있는 대체 화물차를 구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시멘트 업체 관계자도 “적자 폭을 줄이기 위해 생산량 조절에 들어가다 보니 화물연대 파업 전 재고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다”며 “당장 급한 건설현장에 시멘트를 운송해야 하는데, 대안을 찾기가 쉽지 않다”고 밝혔다.
한 시멘트 업체 관계자는 “철광석 등 시멘트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를 파업 전 이미 확보했으나, 충분한 물량이 아니다”며 “원자재 운송은 대부분 육로로 수송하기 때문에 파업이 길어지면 시멘트 생산라인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일부 레미콘 업체들은 화물연대 파업으로 현장 납품 계약을 변경하거나 해지하기도 했다.
한 중견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화물연대의 파업기간 동안 기계약분을 소화하기 어려워 불가피하게 계약을 해지할 수밖에 없었다”며 “요수수 사태와 물류대란으로 가뜩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화물연대 파업이 장기화하면 업계의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레미콘 업체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사흘간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제때 운송이 어려워 발주처에 양해를 구하고, 계약서를 변경하고 있는 중”이라며 “일부 현장에서는 납품 계약을 해지하기도 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