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美·韓 등 “비축유 방출”에 러-사우디 “증산중단 검토” 맞불

입력 | 2021-11-25 16:24:00

21일(현지시간) 미 텍사스주 골드스미스 인근 유정의 원유시추기 펌프잭들 뒤로 해가 지고 있다. 2021.04.22.[골드스미스=AP/뉴시스]


치솟는 국제 유가를 잡기 위해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 주도로 미국과 한국 중국 일본 인도 영국 등 6개국이 비축유를 방출하겠다고 하자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들이 석유 증산 계획을 재검토하고 나섰다. 비축유 방출계획에도 국제유가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산유국들의 반격으로 유가 불안이 오히려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와 러시아가 최근 원유 증산계획을 중단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며 “워싱턴과 다른 국가들이 (원유) 가격을 낮추기 위해 비축유를 방출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는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들이 참여한 OPEC플러스(+)가 올해 초 내놓은 장기적인 석유 증산계획에 대한 재검토를 위해 다음주 회동을 가질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OPEC+는 8월부터 매일 40만 배럴씩 증산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OPEC+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석유 소비가 줄면서 국제유가가 하락하자 대대적인 감산에 나선 바 있다. 경제 회복세로 최근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바이든 행정부는 23일 5000만 배럴의 전략비축유를 풀기로 했지만 유가를 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미국 등 이번에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한 6개국의 방출 규모는 약 7000만 배럴로 전 세계 하루 원유 소비량의 절반을 약간 넘는 규모다. 비축유 방출에 대해 전문가들은 자칫 산유국들을 자극해 원유 공급이 오히려 더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했는데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문병기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