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기존 비즈니스 유닛(BU·Business Unit) 체제를 대신해 헤드쿼터(HQ·HeadQuarter) 체제를 도입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경영관리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다.
또한 파격적이고 전방위적인 인재 영입과 성과주의 원칙에 입각한 승진 인사를 발표했다. 조직 혁신을 위해서라면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인사 영입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롯데그룹의 의지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롯데지주 제공)© 뉴스1
◇ BU→HQ 체제 도입…빠른 실행으로 혁신 가속화
롯데는 2017년 이후 유지한 비즈니스 유닛(BU·Business Unit) 체제를 대신해 헤드쿼터(HQ·HeadQuarter) 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그동안 유통·화학·식품·호텔·서비스 등 4개 BU를 조직해 각 BU장이 해당 사업군의 경영을 총괄하도록 했다.
롯데의 이번 HQ 도입은 빠른 변화 관리와 실행으로 미래 혁신을 가속화하기 위해서다.
롯데는 출자구조와 업종의 특성을 고려해 6개 사업군(식품·쇼핑·호텔·화학·건설·렌탈)으로 유형화했다. 그중 주요 사업군인 식품·쇼핑·호텔·화학 사업군에 HQ 조직을 갖추고 1인 대표 주도로 면밀한 경영관리를 추진한다. 이밖에 IT·데이터·물류 등 그룹 미래 성장을 뒷받침할 회사는 별도로 두고 전략적 육성에 힘을 쏟는다.
특히 HQ는 기존 BU 대비 실행력이 강화된 조직으로 거듭난다. 중장기 사업 전략 수립뿐 아니라 재무와 인사 기능을 보강해 사업군의 통합 시너지에 힘쓴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조직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계열사 책임경영을 통한 그룹의 ESG 경쟁력에 힘쓸 것”이라고 설명했다.
◇ 외부 인재 적극 수혈…위기 대응 나서
김상현 유통군 총괄대표(부회장)© 뉴스1
롯데는 조직개편과 동시에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재를 수혈했다. 김상현 전 DFI 리테일 그룹 대표이사와 안세진 전 놀부 대표이사를 유통과 호텔 사업군 총괄대표로 선임했다.
DFI는 홍콩·싱가포르·중국·인도네시아 등 아시아 지역에 1만개 점포를 운영하는 홍콩 소매유통 회사다. 김 대표는 국내외에서 쌓은 전문성과 이커머스 경험으로 롯데의 유통사업의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신임 호텔군 총괄대표로 선임된 안세진 사장은 신사업 전문가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 커니 출신으로 2005년부터 2017년까지 LG그룹과 LS그룹에서 신사업·사업전략을 담당했다. 2018년부터 모건스탠리PE에서 놀부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앞으로 호텔 사업군의 브랜드 강화와 기업가치 개선을 주도하는 역할을 맡는다.
화학군 총괄대표를 맡게 되는 김교현 부회장은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실적을 회복한 성과를 인정받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그는 1984년 호남석유화학으로 입사해 신규사업본부장을 지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LC 타이탄 대표이사로 글로벌 화학 사업을 이끌었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롯데케미칼 대표를 맡았다. 2019년부터 롯데그룹 화학BU장을 역임했고 지난해부터 롯데케미칼의 통합대표이사도 겸직하고 있다.
이동우 롯데지주 대표이사 부회장 역시 그룹의 신성장 동력을 발굴한 능력을 인정받아 승진했다. 이 부회장은 1986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했다. 2012년부터 2014년까지 롯데월드 대표이사,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롯데 하이마트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20년부터 롯데지주 공동대표이사 그룹의 사업 전략과 재무 등을 맡고 있다.
식품군 총괄대표는 식품BU장 이영구 사장이 맡는다. 이영구 총괄대표는 롯데제과의 대표이사도 겸직한다.
롯데쇼핑의 신임 백화점 사업부 대표는 신세계 출신의 정준호 롯데GFR 대표가 내정됐다. 롯데GFR 대표이사로는 롯데쇼핑 백화점 사업부 상품본부장 이재옥 상무가 보임됐다.
고정욱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는 부사장으로 승진 후 롯데지주의 재무혁신실장으로 자리를 옮긴다. 대신 추광식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이 롯데캐피탈 대표이사로 이동한다. 김용석 롯데이네오스화학 대표이사도 부사장 승진 후 롯데정밀화학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해당 자리는 정승원 롯데케미칼 전략본부장이 전무 승진 후 맡는다.
이밖에 롯데컬처웍스 대표는 최병환 전 CGV 대표가 부사장 직급으로 맡는다. 롯데멤버스에선 신한DS 디지털본부장 출신 정봉화 상무가 DT전략부문장을 맡는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변화와 혁신을 주도할 초핵심 인재 확보에 주력했다”며 “어떤 인재든 포용할 수 있는 개방성과 변화를 시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춘 조직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