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4일 오후 서울시내의 한 식당에서 만나 대화를 하고 있다. 2021.11.24/뉴스1 © News1 국회사진취재단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5일 “더 이상은 지체할 수 없다”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임명하려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비워둔 채 선대위 실무 조직을 출범시켰다. 전날 두 사람 간 담판이 무산된 뒤 이날도 신경전이 감정싸움으로 번지며 여진이 이어졌다. 윤 후보는 “김종인 박사님 얘기 더 안 하겠다”고 했고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측이 최후통첩을 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주접 떤다”는 표현까지 쓰며 “오늘로써 끝을 내면 잘된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두 사람의 결별 가능성까지 나오며 선대위 구성을 둘러싼 내홍이 지지율 타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당내 우려가 커지자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김 전 위원장을 찾기로 하는 등 사태 봉합을 위한 움직임도 이어졌다. 양측이 물밑 접촉의 끈은 놓지 않고 있어 김 전 위원장의 합류 가능성이 여전히 살아 있다는 분석이 야권에서 나온다. 윤 후보 측은 취약지대인 청년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청년위원회(가칭)를 후보 직속으로 설치하고 윤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 방안을 적극 검토 중이다.
● 尹 “1분 1초 아껴야” vs 金 “선대위 합류는 내 마음”
윤 후보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운동이 더 지체돼서는 곤란하고, 1분 1초를 아껴가면서 우리가 뛰어야 될 그런 상황”이라며 “선대위가 출발하게 된 만큼 저 역시도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한 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6개 총괄본부장과 공보단, 대변인 등 인선안을 부의해 최고위의 추인을 받았다.김은혜 전주혜 의원은 선대위 대변인, 조수진 의원은 공보단장에 임명돼 초선 여성 의원 3명이 공보라인에 전진 배치됐다. 경선 캠프 때부터 활동해온 김병민 전 비대위원과 원일희 전 SBS 논설위원이 대변인을, 박정하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가 공보실장을 맡는다.
윤 전 총장은 최고위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김종인 박사님과 관련 얘기는 이제 안 할 것”이라며 “말씀드리는 게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반면 김 전 위원장은 이날도 날선 발언으로 윤 후보 측을 겨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측이 최후통첩을 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주접을 떨어놨던데, 내가 그 뉴스를 보고 ‘잘됐다’고 그랬다”며 “오늘로써 끝을 내면 잘 된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합류에 대해 “그건 내 마음”이라면서도 외곽 지원설에 대해선 “나는 밖에서 돕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갈등의 뇌관으로 지목된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임명에 대해서도 “이미 후보한테 얘기를 했기 때문에 더 이상 내가 할 얘기가 없다”고 덧붙였다.
● 후보 직속 청년위 설치 검토
양측은 이런 갈등에도 물밑 접촉의 끈을 계속 이어가는 분위기다.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으로 거론되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이날도 김 전 위원장을 찾아 선대위 합류를 설득했다. 임 전 실장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께서 보기에 굉장히 염려되는 상황이 빨리 정리돼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도 이날 기자들에게 “시간이 해결할 테니 시간 가는 걸 지켜보라”며 여지를 남겼다.특히 국민의힘 선대위는 후보 직속 기구로 청년위원회를 다음주 설치하고 윤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 안을 검토 중이다. 청년위는 다양한 경력을 가진 청년들을 영입할 예정이며 선대위 내부에 설치될 청년본부가 청년위를 뒷받침할 계획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치를 전혀 해보지 않은 청년들을 집중적으로 영입할 예정”이라며 “청년 정치인이 아니라 일반 청년의 시각에서 후보가 직접 고민하고 소통하는 조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유성열기자 ryu@donga.com
조아라기자 lik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