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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학재단 통해 인재육성 앞장서는 서민금융기관 ‘광주문화신협’

입력 | 2021-11-26 03:00:00

2012년 설립 후 기업이윤 사회환원
141명에게 장학금 14억원 지원
사옥에 입주한 업소 임대료 면제 등
서민경제 떠받치는 역할도 한몫



광주문화신협은 올 8월 조선대에 창업 어부바 장학금 5000만 원을 기탁했다. 27일 창립 28주년을 맞는 광주문화신협은 서민과 소상공인의 든든한 금융 동반자로 자리매김했다. 광주문화신협 제공


“‘보은의 장학금’이 누군가에게 희망의 끈이 되었으면 합니다.”

경남 밀양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양정원 교사(26·여)는 지난해부터 광주문화신협이 운영하는 복지장학재단에 매달 2만 원씩을 보내고 있다. 양 교사는 이 장학재단의 3기 장학생이다. 그는 2013년 고교 2학년 때 인재육성 장학생으로 선발돼 졸업할 때까지 200만 원을 받았다. 진주교대에 진학한 뒤에도 4년간 1200만 원을 받았다. 힘든 시절 그는 장학재단의 도움으로 교사의 꿈을 이룰 수 있었다. 양 교사는 “교사로 발령받으면 그동안 받은 사랑을 되돌려줘야겠다고 스스로에게 약속했다”며 “큰돈은 아니지만 후배들이 훌륭한 인재로 커 가는 데 작은 디딤돌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서민금융기관인 광주문화신협이 장학재단을 설립한 것은 2012년. 기업 이윤의 환원을 통해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금융협동조합이 되겠다는 취지였다. 장학재단 설립 이후 지금까지 광주 북구의 학생 141명이 장학금 14억3300만 원을 받았다. 수혜 학생들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번에 그치지 않고 6년간 지속적으로 지원해 이들의 꿈에 달개를 달아줬다.

장학생들은 해마다 두 차례 이상 연탄 배달 봉사와 재능기부 행사에 참여한다. 학생들이 조합원으로부터 받은 사랑을 지역사회에 다시 베풀 수 있는 기회를 주기 위해서다.

광주문화신협은 서민경제를 떠받치는 버팀목 역할도 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을 위해 임대료를 감면해주는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했다. 본점이 있는 북구 신용동 첨단사옥과 매곡동 사옥에 입주한 22개 업소에 3개월에 걸쳐 5500만 원의 임대료를 면제해줬다.

첨단사옥 1층에서 분식점을 운영하는 김종덕 씨(52·여)는 “돈 한 푼이 아쉬울 때 문화신협에서 임대료 220만 원을 감면해 줘 힘든 고비를 넘겼다”며 “지난달에 에어컨 청소비용 40만 원을 지원해주는 등 도움이 필요할 때마다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줘 너무나 고맙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길어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 등에게 원금 상환을 유예해주고 운영자금을 대출해주는 등 지금까지 금융지원 액수가 174억 원에 이른다.

고영철 광주문화신협 이사장(62)은 “협동의 가치를 실천하는 신협이 지역과 고통을 분담하고 상생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서민과 영세 상인에 특화된 금융 컨설팅과 서비스로 지역의 든든한 금융 동반자로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27일 창립 28주년을 맞는 광주문화신협은 광주 북구에 본점을 포함해 8개 지점을 두고 있다. 조합원 수는 3만9071명이다. 신협은 전국에 873개가 영업 중이며 광주전남에는 88개가 있다. 문화신협은 10월 말 현재 예금 대출 등을 포함한 총 자산이 1조2170억 원으로, 광주전남에서 1위, 전국에서는 두 번째 규모다. 흑자경영도 27년째 이어가고 있다.

문화신협이 전국 최고의 서민금융기관으로 성장한 것은 문턱을 낮추고 조합원의 부채 완화에 중점을 둔 여신 정책을 펼쳐 신뢰를 쌓고 이를 새로운 금융 거래로 이어주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이런 성과로 조합원에게 지난해 출자금 배당 2.97%(18억2400만 원)와 이용고 배당 6억 원 등 24억2400만 원을 지급했다. 올 9월 말 현재 연체 대출 비율이 0.73%로, 건전성 지표 1등급의 경영실적을 보이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