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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몰래 변론’ 전관 변호사 2명 구속… 빙산 일각 아닌가

입력 | 2021-11-26 00:00:00


광주지검 반부패강력수사부는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몰래 변론’을 한 뒤 거액의 성공 보수를 받은 혐의로 판사 출신 서모, 윤모 변호사 2명을 24일 구속했다. 이들은 친분 관계가 있는 다른 변호사를 내세워 2018년 구속 수감 중인 사업가를 보석으로 석방시켜 주고 성공 보수로 2억 원을 받아 나눠 가진 혐의를 받고 있다.

전관 변호사들의 몰래 변론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몰래 변론이 드러나 구속까지 된 경우는 드물다. 보석 허가를 내준 판사는 그 다음 날 사임한 뒤 변호사 개업을 했다. 그 판사에게 사임을 전후해서 대가가 제공된 것은 없는지 검찰은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수사 결과에 따라서는 지역 법조비리 사건으로 비화할 수 있다.

몰래 변론은 전관 변호사의 영향력을 숨기기 위해 생겼다. 전관예우를 막는다고 변호사법으로 전관 변호사들의 사건 수임을 1년간 제한했지만 그 때문에 오히려 몰래 변론은 더 늘었다. 그럼에도 몰래 변론이 처벌받는 경우가 드문 건 외부에서 밝혀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 6월 전관 변호사의 사건 수임 제한 기간을 3년으로 늘리고 몰래 변론에 대한 처벌을 1년 이하 징역에서 3년 이하 징역으로 강화하는 변호사법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개정안이 연말에 통과돼도 크게 다를 바 없을 듯하다.

고위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은 기업이나 법무법인의 고문을 맡아 법률자문에 응하는 방식으로 고액의 고문료를 받고 있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종종 드러나듯이 고위 판검사 출신 중 공직에서 나온 직후 사건 수임 제한 규정을 교묘히 피해 고문으로 활동하며 고액의 보수를 받지 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이 터진 후 화천대유자산관리에서 월 1500만 원의 고문료를 받은 고위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수두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권순일 전 대법관 등 일부는 사건 수임 제한 기간에 고문료를 받았다. 고액의 고문료에는 몰래 변론을 포함한 각종 로비의 대가가 숨겨져 있을 가능성이 있는데도 검찰은 수사도 않고 있다. 단서가 드러났을 때 추적해서 밝혀내지 않으면 전관예우의 근절은 요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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