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에서 생명으로]〈17〉줄지않는 배달 종사자 교통사고
18일 서울 송파구 신천어린이교통공원에서 진행된 이륜차 교통안전체험교육에서 배달 라이더들이 바닥에 놓인 장애물과 표식들을 피해 가며 안전 주행 교육을 받고 있다. 16일부터 25일까지 열린 이번 교육은 서울시와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공동 주최하고 서울자치경찰위원회, 서울경찰청, 쿠팡이츠 서비스가 후원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
이날 교육에선 이륜차에 어떻게 앉아야 하는지부터 올바른 주행 자세는 무엇인지, 감속 가속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시선 처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 세세한 내용이 다뤄졌다. 참가자들은 “수년간 이륜차를 운전한 경험이 있는데 몸에 배어 있는 잘못된 운전 습관을 바로잡는 게 상당히 힘들었다”고 말했다. 손쉽게 지나갔을 지그재그 코스도 감속과 가속을 적절하게 섞어가면서 조심스럽게 지나갔다.
참가자 이경운 씨는 “운전을 오래 하면서 어깨와 허리가 너무 아팠는데, 잘못된 자세에서 비롯됐다는 걸 알게 됐다”며 “운전을 좀 한다고 생각했는데 모르는 걸 많이 배웠다. 특히 몇 천 원 더 벌려고 목숨 걸지 말자는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이륜차 사고를 당한 운전자들은 치명적인 상해를 입는다. 8월 서울 방배동 사거리에서는 주행 중이던 배달 라이더가 23t 화물차에 깔려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당 사고의 블랙박스 영상이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확산되면서 배달 라이더 사고에 관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일기도 했다.
올해 2월 음식 배달을 하다 승용차와 부딪쳐 어깨와 쇄골 뼈 등을 크게 다친 정모 씨는“익숙한 길이었지만 나름대로 조심하며 운전을 했는데 순식간에 사고가 일어났다”며 “돌이켜보니 지인에게서 이륜차 운전을 배운 것이 전부였다. 운전의 기본도 몰랐다. 이륜차 운전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배달 라이더들이 안전교육만 제대로 받아도 사고 확률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이라 말한다. 배달업체 자체적으로 교육을 하고는 있으나 교육의 체계나 교육 장소 등의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배달 라이더들의 안전 교육 및 교육 이수 의무화를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동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특별취재팀 ▽ 팀장 박창규 사회부 기자 kyu@donga.com
▽ 변종국(산업1부) 신지환(경제부) 정순구(산업2부) 이소정(사회부) 신아형(국제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