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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내게 최후통첩? 주접떤다”… 윤석열 “金 얘기 더 않겠다”

입력 | 2021-11-26 03:00:00

金 자리 비운채 ‘尹선대위’ 가동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25일 “1분 1초를 아껴야 한다”며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을 임명하려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자리를 비워둔 채 선대위 실무 조직을 출범시켰다. 전날 두 사람 간 담판이 무산된 뒤 이날은 감정싸움으로까지 번지며 여진이 이어졌다. 윤 후보는 “김종인 박사님 얘기 더 안 하겠다”고 했고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측이 최후통첩을 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 “주접을 떤다”는 표현까지 쓰며 날을 세웠다.

두 사람의 결별 가능성까지 나오며 당내 우려가 커지자 국민의힘 초선 의원들이 대책을 모색하는 등 봉합을 위한 움직임도 이어졌다. 양측이 물밑 접촉의 끈은 놓지 않고 있어 김 전 위원장의 합류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는 분석이 야권에서 나온다.

○ 尹 “1분 1초 아껴야” vs 金 “합류는 내 마음”
윤 후보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선거운동이 더 지체돼서는 곤란하고 1분 1초를 아껴가면서 뛰어야 할 상황”이라며 “압도적 정권교체를 위한 대장정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6개 총괄본부장과 공보단, 대변인 등 인선안을 부의해 최고위의 추인을 받았다.

정책총괄본부장은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조직총괄본부장은 주호영 의원이 임명됐으며 직능총괄본부장 김성태 전 의원,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 이준석 당 대표, 총괄특보단장 권영세 의원, 종합지원총괄본부장에 권성동 의원이 각각 이름을 올렸다.

전주혜 김은혜 의원은 선대위 대변인, 조수진 의원은 공보단장에 임명돼 초선 여성 의원 3명이 공보 라인에 전진 배치됐다. 경선 캠프 때부터 활동해온 김병민 전 비대위원과 원일희 전 SBS 논설위원도 대변인을, 박정하 전 제주도 정무부지사가 공보실장을 맡는다. 윤 후보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 김종인 박사님 관련 얘기는 이제 안 할 것”이라며 “말씀드리는 게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반면 김 전 위원장은 이날도 날 선 발언으로 윤 후보 측을 겨냥했다. 김 전 위원장은 윤 후보 측이 최후통첩을 했다는 일부 언론보도에 대해 “주접을 떨어놨던데, 내가 그 뉴스를 보고 ‘잘됐다’고 그랬다”며 “오늘로써 끝을 내면 잘된 것”이라고 말했다. 선대위 합류에 대해 “그건 내 마음”이라면서도 외곽 지원설에 대해선 “밖에서 돕겠다는 이야기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에 이준석 대표는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 전 위원장 없이 구성해야 한다면 다른 총괄선대위원장을 세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후보의 최측근인 권성동 사무총장은 기자들과 만나 “왜 지금 그런 이야기가 나오나. 우린 (김 전 위원장을) 모시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했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이 외곽 지원설을 부인한 것에 대해선 “내가 없는 얘기를 하겠나”라고 반박했다.

○ 후보 직속 청년위 설치 검토
양측은 이런 갈등에도 물밑 접촉을 계속 이어가는 분위기다.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으로 거론되는 임태희 전 대통령실장은 이날 김 전 위원장과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상황이 빨리 정리돼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하셨다”고 전했다. 김 전 위원장도 이날 기자들에게 “시간이 해결할 것”이라며 여지를 남겼다. 국민의힘 초선 모임 운영위원들은 이날 회동을 갖고 다음 주 초선 의원 총회를 열고 대책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날 윤 후보는 김 전 위원장의 제안을 받아들여 ‘약자와의 동행위원회’를 직속으로 설치하고 위원장을 맡았다. 부위원장에는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에서 비대위원을 했던 김미애 의원이 임명됐다.

특히 국민의힘 선대위는 후보 직속 기구로 청년위원회를 다음 주 설치하고 윤 후보가 직접 위원장을 맡는 안을 검토 중이다. 선대위 내부에 설치될 청년본부가 청년위를 뒷받침한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정치를 전혀 해보지 않은, 다양한 경력의 청년들을 집중적으로 영입할 예정”이라고 했다.



유성열 기자 ryu@donga.com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