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0.75%→1.0%로 금리 인상 이주열 “물가상승 압력 예상보다 커 내년 1분기 추가인상 배제 안해” 가계 이자부담 年 5조8000억 늘듯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75%에서 1%로 인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 대응해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제로금리 시대’가 20개월 만에 막을 내리고 ‘1%대 시대’에 들어선 것이다. 최근 3개월 새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올린 한은이 내년 1, 2월 추가 인상 가능성도 시사해 가계의 이자 부담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한은은 25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연 0.75%에서 1.0%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앞서 8월 코로나19 확산 이후 처음으로 금리 인상의 첫발을 뗀 데 이어 3개월 만에 단행된 추가 인상이다. 기준금리가 1%대로 올라선 것은 1년 8개월 만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금융 불균형 위험에 유의할 필요성이 여전히 높다”며 금리 인상 배경을 설명했다. 한은은 이날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당초 2.1%에서 2.3%로 상향 조정했다. 내년 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기존 1.5%에서 2.0%로 대폭 올렸다.
거듭된 기준금리 인상으로 대출 금리 상승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이면서 ‘빚투’(빚내서 투자)에 나선 이들의 부담이 커지게 됐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올해 1%까지 오르면 가계의 연간 이자 부담이 5조8000억 원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했다.
박희창 기자 rambla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