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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번? 3번?” 완전접종 정의 바뀌나…‘새로운 변이’ 우려도

입력 | 2021-11-26 11:13:00

얀센 백신 접종자를 대상으로 추가접종(부스터샷)이 진행되고 있는 8일 오전 서울 관악구 에이치플러스 양지병원에 접종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2021.11.8/뉴스1 © News1


미국이 두번 맞도록 되어 있는 화이자 등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세번 맞아야 완전한 것이 되게 완전접종(접종완료)의 개념을 바꾸려고 검토중이다. 이렇게 되면 전세계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추가접종(부스터샷)은 완전 접종의 일부가 되고, 방역패스나 의무접종 등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런데 미국 등 선진국들의 이런 움직임에 일부 과학자들은 ‘백신만능주의’라며 비판하거나 바이러스의 변이를 부추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난 24일 미 의회전문지 더힐에 따르면 앤서니 파우치 미국 백악관 수석 의료고문은 완전접종의 개념을 추가접종까지 마친 것으로 바꾸는 문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완전접종은 메신저리보핵산(mRNA) 백신은 두차례, 아스트라제네카(AZ) 두차례, 얀센 백신은 한차례 맞은 경우를 뜻한다. 그런데 완전접종이 여기에 한차례씩 더 접종한 것으로 정의가 바뀌면 추후 국가 접종 계획이나 접종 의무, 방역패스 등의 발급 자격 및 유효기간이 달라진다.

완전접종 개념을 검토하게 된 배경에는 델타 변이로 인해 백신 면역력이 떨어지고 전세계 감염이 증가한 상황이 있다. 제약사들이 애초에 설계한 코로나19 백신 접종수는 2차례였고, 그것만으로도 모더나와 화이자 백신의 경우 95%의 보호율을 보였다. 하지만 델타 변이 등장으로 이것만으로는 불충분하게 됐다.

서둘러 추가접종을 마친 이스라엘의 경우 확진자와 사망자가 급감한 것도 3차 접종까지는 마쳐야 안심할 수 있겠다는 확신을 선진국들에 주었다. 3차 접종, 또는 2차 접종까지가 완전접종이 되면 현재의 추가접종이 접종 대상자들에게는 의무접종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인류 역사상 백신을 이렇게 빨리 개발하고 급박하게 접종한 사례는 처음이었다. (그래서) 애초에 정부나 제약사들은 접종이 2번으로 끝난다는 말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문제는 3차까지가 완전접종이 아니라 4차까지 해야 완전접종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정 교수는 “3번으로 끝날지, 아니면 4번째 추가접종까지 완전접종이 될지는 가봐야 안다. 백신 개발에 적어도 5~10년 걸린다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완전접종의 정의가 바뀐다고 해서 추가접종의 정의까지 바뀌는 것은 아니다. 1번 맞은 후 두번째부터 맞는 접종은 모두 추가접종이기 때문이다.

한편 선진국들이 3차(또는 2차) 접종까지를 완전접종으로 보아 의무화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는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아프리카에는 보건종사자나 노약자, 고위험군임에도 아직 1차 접종도 맞지 못한 사람이 많다는 윤리적인 것이 주된 이유다.

하지만 백신에만 과도하게 의존하는 백신만능주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지난주 CNN에 따르면 WHO의 코로나19 특사인 데이비드 나바로 박사는 부국들이 전염병 예방접종에 의존하는 것은 ‘도박’이라고 말했다. 나바로 박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아직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황에서 백신만을 주된 무기로 사용할 경우 새로운 변이를 만들어내는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바이러스는 다양한 상황을 맞이할 때마다 그 상황을 타개하는데 유리한 형질을 선택하도록 압력받는 ‘선택압’이 생겨 변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부 과학자들은 전세계의 ‘사회적 거리두기’ 후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살아남기 위해 전염력이 더 높아지는 것을 택했다고 본다. 그리고 새로운 선택압은 백신접종률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