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신(예·적금) 금리 현실화 비판이 쏟아지자 시중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 당일 바로 수신 금리 인상에 나섰다. 문제는 이렇게 오른 금리가 안 그래도 높은 대출 금리를 상승시키는 요인이라는 점이다. 제로 금리 시대가 끝나면서 대출고객(차주)들의 고심이 깊어질 전망이다.
2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하나·우리은행은 주요 수신상품 금리를 0.20~0.40%포인트 올린다고 전날 발표했다. 시행시기는 국민은행 29일, 하나·우리은행은 26일이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 인상 이후 수신 금리 반영까지 1~2주 정도 소요됐던 것과 비교하면 빠른 편이다. 다른 은행들도 조만간 3개 은행과 비슷한 수준으로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높아진 금리는 정기예금 1%대, 적금 2%대다.
하나은행의 하나 여행 적금은 최고 연 2.30%에서 최고 연 2.70%로 0.40%포인트 뛰었다. 하나 원큐 적금은 최고 연 2.30%에서 최고 연 2.60%로 0.30%포인트 올랐다.
우리은행은 우리 Super 정기예금이 최고 연 1.15%에서 1.45%로, 우리 Super 주거래 적금은 최고 연 2.55%에서 2.80%, 우리 으쓱(ESG) 적금은 최고 연 1.65%에서 2.05%로 변경됐다.
하지만 예금 금리 인상은 대출 금리 인상으로 직결된다. 변동형 주택담보대출 금리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산출 근거이기 때문이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를 말한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 또는 인하될 때 이를 반영해 상승 또는 하락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픽스가 은행가중평균금리인데 그말인즉 이달 기준금리 인상이 조만간 코픽스에 반영될 거니까 대출 금리가 오른다는 의미”라며 “예금 금리를 올리면 예금을 맡긴 고객은 이자를 더 받아갈 수 있지만 대출고객들이 갚아야 할 이자도 늘어나서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