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전사자 고(故) 임호대 일병 유해 발굴·수습 현장. 국방부 제공
갓 태어난 딸을 뒤로한 채 6·25 전쟁에 참전한 전사자가 약 70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는 26일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이 지난 2010년 5월 강원도 화천에서 발굴한 한국전쟁(6·25전쟁) 전사자 유해 4구 가운데 1구의 신원이 고 임호대 일병의 유해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임 일병의 유해는 강원 화천 하남면 서오지리에서 다른 전사자들과 집단 매장된 형태로 발굴됐다. 당시 쇄골·상완골·요골 등 부분 유해와 수류탄 고리·칫솔 등 유품이 함께 수습됐다. 국유단은 임 일병의 딸 형덕 씨(72)로부터 2009년 채취한 유전자 시료와의 대조 분석을 통해 그 신원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국군 제6사단 소속이던 임 일병은 ‘춘천-화천 진격전’에 참전했다가 화천 서오지리 279고지에서 전사했다. 해당 전투는 당시 국군이 낙동강 방어선인 경북 영천에서부터 강원도 춘천·화천을 거쳐 북진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전투다.
고인의 딸 임형덕 씨는 부친의 유해를 찾았다는 소식에 “아버지의 위패가 현충원에 모셔져 있다는 자체로 체념하고 살았는데 유해를 찾았다고 하니 꿈에도 생각 못 했던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라고 전했다.
국유단은 유가족과 협의해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연 뒤 유해를 국립묘지에 안장할 예정이다.
군 당국의 6·25 전사자 유해 발굴사업이 시작된 2004년 4월 이후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총 180명이며, 이 가운데 23명은 올해 신원이 확인됐다.
6·25 전사자 유해 소재 제보나 유가족 유전자 시료 채취 참여 문의는 국유단 대표전화 1577-5625(오!6․25)로 하면 된다.
김소영 동아닷컴 기자 sykim41@donga.com